자산관리 ㅣ 투자

[전문가 칼럼]
고령 은퇴자를 위한
보험의 육하원칙 3부: 언제?(When)

핵심 포인트: 보험 상품별 가입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 우선 순위를 설정하는 방법

나에게 가장 먼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무엇인지 확인해본다.

그 중에서 나에게 가장 큰 위험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지금 아니면 가입하기 어려운 상품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3. 언제?(When)

보험을 가입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이다. 이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지만, 이 시기를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만일 보험사고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애초에 보험이라는 상품 자체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연금보험 등의 저축성보험은 보험금 지급시기를 정할 수 있으니, 일반적인 보험가입 시점과 결이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몇 가지 보험 가입 시기에 대한 가이드를 참고한다면, 보다 현명하게 보험 가입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인 위험을 가장 먼저 생각하자: 우선순위에 대하여

지금은 4차산업혁명과 함께 데이터가 넘치는 사회이다. 각종 기관이나 미디어에서는 여러 가지 질병, 사고 발생 통계들과 함께 여러가지 보험들을 ‘지금’,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수많은 이유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은 결국 ‘홍길동’ 개인의 나이와 리스크에 적합해야 한다. 참고할 만한 우선 순위를 설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나에게 가장 먼저 발생할 위험은 무엇인가?
두 번째: 나에게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
세 번째: 지금 아니면 가입하기 어려운 상품은 무엇인가?
첫 번째: 나에게 가장 먼저 발생할 위험은 무엇인가?

위 세 가지 중에서 첫 번째 질문이 가장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느낌과 함께 통계데이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보험에서 보장하는 위험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나이, 직업, 가족관계이다. 일반적으로 ‘재해사고’는 나이와 상관관계가 적고, ‘질병’은 나이와 상관관계가 높다. (성인병이나 노인질환 등의 용어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연령대별 사망원인 현황] 연령대별 사망원인 현황

주: 2023년 기준
자료: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위의 연령대 별 사망원인표를 참고하면, 전체 사망원인의 3위를 차지하는 ‘폐렴’의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매년 위험순위가 올라가고, 전체 순위에 없는 ‘운수사고’의 경우 70세 미만에서는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운수사고는 자동차, 열차, 항공, 선박 등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기계 장치에 관련된 모든 사고를 의미

두 번째: 나에게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

두번째는 개인의 가치관과 가족관계 그리고 생활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문직이지만 채무가 많은 외벌이 가장일 경우 내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 유가족들이 채무를 상속받음에 따른 생활고가 큰 위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 대기업 직장인이지만 정년 퇴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퇴직금도 중간정산을 받아 퇴직연금액도 적을 경우 당장 퇴직 이후의 안정적인 생활비 마련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또한, 치명적인 특정 질병에 대한 가족력이 의심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해당 질병에 대한 위험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지금 아니면 가입하기 어려운 상품은 무엇인가?

세 번째는 개별 보험상품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큰 틀에서 보면 ‘지금 꼭 필요한 상품이 아닐수록 가입이 쉽다’ 정도로 이해하면 좋다. 예를 들면, 의료비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65세 이상의 은퇴자에게 꼭 필요한 상품인 실손의료보험은 가입 가능 연령이 60~65세까지다. 하지만, 실제로는 50세 이후에는 가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50~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노후실손의료보험’이라는 상품군이 별도로 있으며,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대신 자기부담률이나 비급여항목 적용 등에 다소 불리하게 적용된다.

반대로, 치매간병보험의 경우 40대 미만에 가입하는 경우 보험료가 매우 낮고 가입도 거의 제한이 없으나, 실제 발병 비율은 70대 이후에 급격히 높아지고, 70대에는 가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젊은 시절에 미리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위험이 가장 낮은 시기에 가입해서 오래 50년을 넘게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치 가격이 저렴하다고 창고형 매장에서 불필요한 통조림을 대량 번들로 구입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만, 아래 통계에서 예시하는 바와 같이 치매간병은 매우 높은 비용이 요구되는 항목이므로 60세 이전에는 보험으로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빈도 상병별 입원기간 및 비용 현황] 다빈도 상병별 입원기간 및 비용 현황

주1: 2023년 건강보험 심사결정분 자료로 비급여는 제외(한방, 약국 제외)
주2: 인당 진료비: 요양급여비용/ 진료인원
주3: 인당 입(내)원일수: 입(내)원일수/ 진료인원
자료: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건강보험 진료 통계

마지막으로 상품별 보험가입 시기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실손의료보험과 암보험은 가장 기본적인 상품이다. 일찍(최소 30대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60세 이상이라도 75세까지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이나 실버암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 50대 미만이라면 약 20년 이상의 상해보험 또는 운전자보험이 필요하다. 단, 보험료는 나이에 따라서 큰 차이가 없으니 외부 활동이 많지 않다면 다른 보험보다 우선 순위가 높지 않다.

√ 심장질환, 폐질환 보장보험, 치매간병 보험은 위험도가 높아지는 60대 이후에는 가입이 불가능하거나 보험료가 매우 높아지므로 가능한 50대 이전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물론,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유병자형’ 상품도 있으나, 보장금액이 적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 매월 일정한 소득이 있는 직장인/전문직이라면 은퇴 후 매월 목표 생활비를 준비하기 위해 ‘종신연금’이 가능한 월적립형 연금보험 상품을 40대에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50대에는 너무 늦고, 30대에는 연금으로 받기보다 중간에 일시금으로 해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_ 하나은행 방카슈랑스팀 서영학 팀장

게시일: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