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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고령 은퇴자를 위한
보험의 육하원칙 1부: 총괄

요즘 젊은 층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육하원칙’이라는 말이 있다. 사자성어 같은 어감이 다소 고루하게 느껴지지만 오랜만에 들으면 묘하게 반가운 기분이 든다. 이 말은 주로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거나 변호사가 변론할 때 많이 사용하지만, 일상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 일종의 실마리를 여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령 은퇴자를 위한 보험’을 육하원칙으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1. 왜?(Why)

‘고령 은퇴 이후’는 ‘가장 도움이 많이 필요한 시기’지만, ‘가장 도움을 받기 어려운 시기’이기도 하다. 보험은 ‘위험에 빠진 시기’,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한 시기’, ‘생활 또는 생존을 위한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보험금 지급이 가장 많은 시기도 60대 이후에 몰려 있다. 대부분의 보험상품이 사람의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므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보통 은퇴 전에는 직장에서 제공하는 복지제도 지원을 받을 수도 있고, 사회생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공적 복지제도와 가족 외에는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보험은 노후의 나를 케어할 수 있는 가장 요긴한 준비가 될 수 있다.

2. 언제(When)

보험에서 중요한 ‘언제’는 크게 가입 시점부터, 점검 그리고 보험금 수령 시기가 될 것이다. 보험은 언제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특히, 암보험 같은 보장성보험은 가입 연령이 제한되어 있다. 65세 이상이 되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다. 따라서 기본적인 보장성보험은 55세까지 가입 완료하는 것을 권장한다. 실손의료보험을 기본으로 암보험, 뇌혈관보험, 간병보험 및 65세부터 수령할 수 있는 연금보험은 가능한 55세 이전에 가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3. 어디서(Where)

보험은 다양한 채널에서 가입 및 관리가 가능하다. 보통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설계사 또는 담당 직원을 만나서 가입하는 대면방식과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앱 또는 전화를 통해 가입하는 비대면방식으로 구분이 된다. 주의할 사항은 가입 방식에 따라 동일 회사 동일 종류의 상품이라도 내용과 보험료가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면방식은 보다 더 개인화된 맞춤 상품을 가입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높은 편이다. 반면, 비대면방식은 어느 정도 표준화되고 제한된 형태의 상품이지만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가장 필요한 보장은 대면방식으로 꼼꼼하게 준비하고, 이후 추가적인 보장 또는 금액을 늘리는 경우에는 비대면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4. 누구와(Who)

대면방식의 보험판매인은 소속 회사 기준에서 3가지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보험회사에 전속계약으로 근무하는 전속 설계사, 두번째는 보험판매회사 소속 또는 개인대리점으로 활동하는 대리점 설계사, 마지막으로 은행이나 증권회사 소속 직원으로 보험을 상담,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보험판매인이 있다. 소속 회사는 추후 판매 과정에 문제 발생 시 민원 대상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전속 설계사는 보험회사로부터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관리를 받으며 해당 보험회사의 상품만을 판매∙관리한다. 대리점 설계사 또는 방카슈랑스 보험판매인은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비교하여 판매할 수 있으므로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5. 무엇을(What)

보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대응하기 위한 상품이며, 그만큼 종류도 많다. 따라서 이 질문은 ‘무엇을 먼저’라고 조금 더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상황이 정해진 순서대로 발생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인이 더 크게 느끼는 위험에 대한 보험을 먼저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소화기계통 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다면, 암보험이 먼저일 것이다. 만약 조기 은퇴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실손보험이 가장 시급할 것이다.

유튜브나 인터넷에 떠도는 50대 중년 필수보험 등의 콘텐츠 보다는 우선 본인이 가장 크게 느끼는 위험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차분하게 점검하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6. 어떻게(How)

여기에서는 ‘어떻게’를 ‘얼마나 많이’로 적용해보겠다. 최근 ‘보험리모델링’이나 ‘보험다이어트’ 등의 용어로 불필요한 보험료는 줄이고, 보장금액은 높여준다는 콘텐츠가 많이 보인다.

사실 실손보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보험은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험’의 형태가 많다.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인 만큼 그 위험의 대가도 예측하기 쉽진 않다. 또한, 보장금액의 크기는 매우 개인적인 사항에 해당한다. 암보험금이 5천만원이면 모자라고, 최소한 1억원은 되어야 한다 등의 일반론은 크게 의미가 없다.

제일 쉬운 원칙은 다른 추가 지원 없이 그 보험금만으로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다. 그리고 그 준비를 위한 보험료는 나의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냉정하게 결정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보험은 만기 전에 해약하는 보험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간단히 요약한 육하원칙을 하나씩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여러분의 노후 보험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_ 하나은행 방카슈랑스팀 서영학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