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ㅣ 투자
[전문가 칼럼]
미국 증시 peak-out 판단 지표 점검
미국 증시는 8월의 하락을 빠르게 회복했다. 기술주의 회복 속도는 느리지만 시장 전체를 보면 신고가 랠리를 재개했다. 지금의 상승장은 2022년 10월부터 시작되어 이제 곧 2년을 채워가고 있으니, 미국 증시의 고점 통과 여부를 판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여섯 가지 지표를 점검해 봤다. 대부분의 지표들이 아직은 사이클 종료(peak-out)를 말하고 있지 않다.
최근 시장의 움직임과 기존 의견 확인8월 조정 이후 시장은 빠르게 회복하는 것 같다. 신흥국 증시에 대해서는 매우 큰 변동성을 낳았던 제조업 경기침체 우려였지만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비교적 충격이 크지 않았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고물가/고금리 부담 누적을 이유로 한 경기침체 이슈는 미국 증시에 조정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사이클 종료 요인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시장은 다시 전고점을 넘어 랠리를 재개했다. 이번 8월의 조정 이후 시장이 회복되는 양상을 보면 의미있는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빨리 올랐던 나스닥 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등은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종합지수 및 S&P500 동일가중지수는 명백히 전고점을 돌파한 것이다. 상승장 1년차에 비해 2년차는 ‘감속’과 ‘확산’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을 연초에 드린 바 있다.
지금 생각하는 기본 시나리오에 따른다면 S&P500 지수가 최소 6,000pt는 넘긴 후에 사이클 후반을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기본 시나리오를 그렇게 보고 있는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주가지수와 기업이익의 레벨업(level-up) 패턴이다.
이러한 기본 시나리오 하에, 사이클 종료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대부분의 지표들이 아직은 peak-out을 말하고 있지 않다.
1980년대 이후 모든 상승장의 지속기간은 평균 3년, 지수 상승률은 평균 100%였다. 지금의 상승 추세는 2022년 10월부터 시작되어 현재 1년 10개월 정도 경과되었고, 그 때부터 지수 상승률은 현재 60% 정도다.
<기준일: 2024. 9. 15>
*미국 증시의 구조적인 수급 요인인 퇴직연금제도(401K)가 시작된 1978년부터 정리함
*기간은 거래일 기준이 아닌 캘린더 데이 기준
*상승장의 반대인 하락장을 정의한 기준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또는 6개월 이상 하락 또는 횡보한 경우
OECD 경기선행지수는 주가에 선행하지는 못하지만, 한번 방향을 잡으면 한동안 그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사이클을 판단하는 데에 유용하다. 이 지표가 상당기간 상승 구간을 지나고 하락 전환할 때 주식시장도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고, 상승세를 진행하고 있는 구간인 것으로 보인다.
<기준일: 2024. 9. 15>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을 전년대비 증감률로 보면 주식시장과 어느정도 비슷한 사이클을 보인다. 고점과 저점이 나타나는 시점이 비슷하다. 주식시장보다 선행하지는 않는다. 기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세로 전환하고 상당기간 높아진 후에 꺾이면 주식시장도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 지금의 기업이익은 이제 막 전년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기준일: 2024. 9. 15>
ISM 제조업 지수 또한 주가에 선행하지는 못하지만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사이클을 판단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 지표가 상당기간 상승 구간을 지나고 하락 전환할 때 주식시장도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회복이 너무 느려서 문제지만, 고점을 통과하는 구간이 아니고 저점에서 고점으로 향하는 구간이다.
<기준일: 2024. 9. 15>
과거 패턴을 보면 실업률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주식시장은 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하락세였다. 실업률이 더 이상 높아지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지난 30년의 실업률 추이를 보면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다만 앞서 실업률과 관계없이 나타났던 2022년의 하락장이 지금의 실업률 상승과 관계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기준일: 2024. 9. 15>
일부 종목이 아니라 대부분의 종목이 상당기간 상승 추세를 경험했다면 시장이 고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거 대부분의 상승장에서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는 종목의 비중은 90%를 넘었다. 그리고 나서 주가지수는 고점을 높이는데 이 지표는 고점을 낮추는 ‘부정적인 괴리’(negative divergence)가 발생하면서 지표가 50~60%까지 떨어지는 현상이, 시장의 고점 통과에 앞서서 나타났다. 지금은 시장의 상승 에너지가 충분히 확산되지 않았고,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는 종목 수 비율은 70~80% 수준이다.
<기준일: 2024. 9. 15>
글 _ 하나은행 투자전략팀 문동열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