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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김에 술 한잔
보통 책은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려도 좋다. 이제 대세는 ‘북바(Book Bar)’다. 위스키나 와인을 홀짝이며 책장을 넘기는 재미, 바로 어른만이 누릴 수 있는 가을날의 감성이다.
이제 독서도 그냥 책만 읽으면 재미가 없다. 술 한 잔을 곁들이며 책을 읽는 ‘음주독서’를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무리 독서는 우리 마음을 살찌우고 지혜를 쌓는 창구라고 하지만 책보다는 스마트폰을, 커피는 이미 질리도록 마시고 있는 일상에서 지루하게 또 북카페에서 책만 읽으라면 재미가 덜하다. 책을 더욱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가 바로 ‘술’이다.
여유롭게 평소 읽고 싶었던 책도 읽으면서 ‘혼술’을 즐기며 천천히 음미하는 시간. 다른 사람과 함께 주중에 떠들썩한 술자리를 즐기거나 회식용 술자리에 지쳤다면 혼자만의 고즈넉한 시간이 필요하다. 편안한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즐기며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취향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때론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더욱이 독서를 즐기며 술이 필요한 이유는 적당한 취기가 더욱 독서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전문서적이 아닌 이상에야 술은 마음을 더 감성적이고 이성의 끈을 풀어주며 마음을 더욱 여유롭게 하는 작용이 있다.
독서를 하면서 술을 마시는 것의 시초는 ‘책맥’이다. 병맥주 하나 가져다 놓고 시원하게 마시면서 책을 읽는 곳들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이후 맥주에서 와인과 위스키, 거기에 최근에는 모히토나 칵테일까지 등장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가 인기를 끌면서 아예 ‘바(Bar)’로 이름을 붙여 다양한 위스키를 판매하는 곳도 생겼다. 그것도 싱글몰트바에서 취급하는 고급 위스키나 와인 등으로 혼술족을 끌어당기고 있다. 위스키는 빨리 마시는 술이 아니다.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는 술이다. 더욱이 고가의 위스키라면 더욱 ‘원샷’으로 마시기는 쉽지 않다.
위스키와 독서가 궁합이 맞는 이유는 이런 것이다. 둘 다 천천히 음미하며 즐겨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혼술만 하기에는 심심하고, 책만 읽기에도 허전할 때 음주독서는 이 두 허전한 부분을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위스키나 와인 등을 마시다가 북바나 북카페에 비치된 책을 골라 즉흥적으로 읽어 보아도 좋고, 아니면 집에서 책 한권을 준비해 가서 위스키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가을을 즐기는 가장 로맨틱한 시간이 완성된다.
덕수궁 돌담길에 위치해 푸릇푸릇한 나무를 보며 조용히 책을 읽을 읽고 힐링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대화금지로 운영되고 있어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로 나만의 아지트로 삼고 싶을 만큼 아늑하다. 편안한 소파에 기대어 앉거나 창가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조용히 술 한 잔을 하기에도 좋다.
이곳은 독특하게 소정의 요금을 지불하면 원하는 음식을 배달이나 포장해와 이곳의 와인과 함께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술은 레드와 화이트, 내추럴 와인을 판매하며 치즈나 올리브와 같은 간단한 안주도 판매한다.
주소: 서울 중구 덕수궁길 9 현진빌딩 401호
전화번호: 010-6833-0704
영업시간: 예약제 공유 서재 09:00~22:00, 와인 페어링 공간 18:00~22:00
인스타그램: @my.secret.den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책맥의 시초이자 성지 같은 곳이다. 홍대에서 10년을 운영하다 좀 더 한적한 장소인 북가좌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비플러스는 정원에는 아름다운 화초들이 자라나고 사계절의 변화를 마당이나 통창을 통해 바라볼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칵테일과 하이볼. 특히 모히토는 마당에서 직접 기른 신선한 민트로 만들어 더욱 맛이 뛰어나다.
책맥의 원조답게 맥주를 비롯해 와인, 위스키까지 다양한 주류들이 준비되어 있고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와 먹거리들도 다양하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응암로 95 1층
전화번호: 02-304-3143
인스타그램: @cafe_bplus
레트로한 감성이 느껴지는 외관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랜 약국이 있던 자리를 그대로 살려 북카페 겸 술집으로 개조했다. 추억의 약국 약장을 책장으로 사용하고, 빈티지한 감성의 조명을 달아 오래되고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마치 어린시절 외가에 방문한 듯한 감성이 느껴진다. 가게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그래서 더욱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는 적당하다.
술은 와인과 하이볼, 칵테일, 맥주 등 다양하게 준비되고 매월 셋째주 월요일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독서모임도 진행한다.
주소: 서울 중구 충무로2길 37 1층
전화번호: 02-6012-8121
인스타그램: @salon_nokwon
서촌 언덕길을 한참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국적인 붉은 벽돌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2층 계단을 오른 뒤 창 밖을 보면 감탄이 터져 나온다. 탁 트인 도심 전경이 그대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텍스트북은 정원을 가진 건물이라 창 밖으로 보이는 푸릇푸릇한 모습들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곳곳에 진열된 책들은 책장을 펼쳐 보고 싶게 만들도록 잘 배치되어 있다. 북살롱이라는 곳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 곳이기도 하지만 이곳의 매력은 다양한 술을 빼놓을 수 없다.
맥주와 위스키, 와인 등도 판매하며 여름 한정으로 생맥주도 마실 수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다 술도 한 모금 마시는 여유는 일상에 달콤한 휴식을 선사할 것이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9길 22 2층
전화번호: 02-722-0934
인스타그램: @booksalon.text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