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ㅣ 건강
더위 날리는 차가움,
건강에는 독!
이상기후로 인해 폭우나 폭염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요즘에는 찜통 더위로 인해 어딜가나 에어컨을 풀가동해 불볕더위의 실외와는 달리 실내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추운 곳도 많다. 온도가 높은 실외에 있다가 낮은 온도인 실내에서 갑자기 들어와 오래 있으면 우리 몸은 급격한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한다. 여름에 더 챙겨야하는 몸 속 온도와 냉방병을 예방하는 습관 등을 알아보자.
몸이 아파 병원을 찾으면 보통 체온부터 잰다. 하지만 사람들은 체온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간다. 자신의 체온이 36.5℃라는 사실을 당연히 여기지만 체온 36.5℃는 건강한 소수의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다. 폭염 속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종일 쐬고 이가 시릴 만큼 찬 음식과 음료를 마시는 동안 몸 속 온도와 면역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체온은 평균 36.5℃에서 1℃만 떨어져도 면역력이 30% 떨어지고, 반대로 적정 체온으로 회복됐을 때는 면역력이 5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몸이 충분한 면역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 36.5℃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체온을 재보면 대부분이 정상에서 1℃ 정도 낮아져 있으며 35℃ 초반대도 무척 많다. 심하게는 2~3℃나 낮은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오늘날 딱히 병명을 붙이지 못하는 질병과 통증이 그토록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발이 항상 시리고 아랫배가 차가워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대표적인 저체온의 증상이다. 손발은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열이 쉽게 발산되어 빨리 차가워진다. 그냥 단순한 수족냉증이라고 방치하면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지속되면 암이 생기게 된다. 실제로 정상 체온보다 1℃ 이상 떨어진 몸속에서는 암이 가장 왕성하게 증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느껴진다면 가장 먼저 몸에 냉기가 있는지를 살펴봐야한다. 몸 안에 냉기가 있으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의욕이 저하된다. 냉기는 몸 안으로 들어오기는 쉽지만 일단 들어오면 저절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냉기가 자리를 잡으면 목, 등, 허리, 무릎, 발목 등에 분포한 관절과 근육에 통증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일상적인 동작만으로도 아픔을 느끼는 지경이 이르게 된다.
보통 손발이나 아랫배가 찬 경우는 본인 스스로도 냉기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렇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냉기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몸이 냉한데도 그걸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몸에 냉기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다음의 증상을 자주 느낀다면 냉기가 있는 것이다.
✓ 냉 난방이 잘 된 실내에 있으면 불편함을 느낀다.
✓ 상반신, 특히 얼굴이 잘 붉어진다.
✓ 땀이 쉽게 나면서 현기증을 느낀다.
✓ 더운데도 땀이 잘 나지 않는다.
✓ 더위를 심하게 탄다.
✓ 추위를 심하게 탄다.
✓ 햇볕을 직접 쬐기가 힘들다
✓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졌다.
✓ 어깨 결림이 풀리지 않고 지속된다.
이와 같은 신체적, 심리적 증상을 기반으로 자가 진단 하도록 정리한 것이 다음의 체크리스트다. 부위별로 체크해보고, 자신이 어떤 단계에 해당하는지를 진단해보자.
✓ 머리나 얼굴에 나타나는 증상
두통, 구내염, 코피를 자주 흘림, 각종 피부 질환, 어지럼증, 다크서클, 이명(귀울림), 구취, 보랏빛 입술, 여드름, 잇몸에서 피가 남, 기미, 붉은 얼굴, 얼굴에 땀이 많이 남, 상기증(기가 머리쪽으로 몰림)
✓ 하반신에 나타나는 증상
하복부 냉증, 남성 발기부전 또는 조루증, 여성 생리통 또는 생리불순, 설사, 변비, 빈뇨 또는 핍뇨, 치질, 방광염, 발이 차가움, 다리가 부음, 다리가 뻣뻣함, 하지정맥류
✓ 정신적인 증상
우울증, 정서 장애, 기억력 감퇴, 작은 일에도 짜증을 잘 냄, 불면, 스트레스에 취약함, 초조, 불안, 건망증
✓ 전신에 나타나는 증상
어깨결림, 팔꿈치 통증, 무릎 통증, 허리통증, 하지 관절통, 위통, 복통, 손바닥이 붉어짐, 목이 막히는 증상, 심장 박동이 빨라짐, 호흡곤란, 가슴이 두근거림, 멍이 쉽게 듦, 전신 또는 하복부비만, 전신 또는 손발에 땀이 많이 남
1단계
10가지 정도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냉기로 인해 체온 저하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2단계
15가지 정도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안심할 수 없는 단계이므로 체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3단계
20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체온 저하로 인한 질환이 염려되므로 체온 상승을 위해 적극 힘써야 한다.
냉방병은 우리의 몸이 갑자기 더운 곳에서 추운 곳으로 다시 더운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몸의 항상성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해 생겨나는 여러 증상을 말한다. 냉방병 증세는 한두 가지로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고, 나이와 성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여름 감기에 걸려 잘 낫지 않고 코가 막히고 목구멍이 불편하며, 기침과 가래가 계속되거나 피로, 두통, 관절통, 요통, 현기증, 메스꺼움, 복통, 설사, 특히 호르몬 분비가 불완전한 갱년기 및 사춘기 여성에서 생리장애와 냉증세, 정서장애 등을 수반하는 경우 냉방병을 생각할 수 있다. 노인들은 안면신경마비 등 근육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신 증상으로는 솜이 물에 젖은 듯 온몸이 무겁고, 두통과 근육통이 자주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은 무력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소화 기능이 떨어져 복통, 설사 등 위장 장애가 일어날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냉기로 인해 생리 주기가 달라지거나 생리통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냉기에 오래 노출되면 뼈, 관절, 근육, 인대 등을 수축시켜 근골격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1 실내온도 조절
아무리 덥다고 해도 실내외 온도차가 5~6℃를 넘지 않도록 하고 실내 온도를 22~26℃로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습도는 50~6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2 찬 공기 접촉 시간 줄이기
영화관과 카페 등 장시간 에어컨을 가동하는 곳에 방문한다면 긴소매 옷이나 담요를 미리 챙기는 것이 좋다. 일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간단하면서도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3 과식은 금물
과식을 하면 우리 몸의 혈액이 소화를 위해 위장에 몰리면서 다른 부분의 혈액이 적어진다. 따라서 식사는 조금 모자란 듯하는 것이 좋다. 물 또한 과하게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보다 더 많은 물을 섭취하면 몸이 열을 빼앗겨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
4 차가운 음식과 물 피하기
몸을 차갑게 하는 참외, 보리차, 오이 등의 식품은 혈액 흐름을 방해해 많이 먹었을때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음식은 되도록 데워 먹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먹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 마시는 물도 30℃ 전후 온도가 적당하고, 하루 권장 섭취량인 1.5∼2ℓ를 200∼300㎖씩 나눠 마시는 게 좋다. 또 땀을 많이 흘렸거나 운동을 오래 했다면 이온 음료를 마셔 수분과 함께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게 좋다.
5 에어컨 점검과 환기
에어컨을 자주 청소하고, 최소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가 환기되도록 한다. 장시간 환기하지 않을 경우 두통과 어지러움, 피로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냉방병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하면 레지오넬라균 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청결하지 못한 냉방기기를 통해 주로 감염된다. 폐렴이나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 면역 기능이 약해진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6 족욕, 반신욕 생활화
체온의 높고 낮음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족욕이나 반신욕이다. 38~41℃정도의 미지근한 물은 우리 몸의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심박동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내장 기능을 촉진하며 근육의 이완과 휴식을 유발시킨다.
7 근육 늘리기
근육이 만들어내는 열은 우리 몸 전체 열 생산량의 22%로 단일 부위로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곧 몸에 근육이 많을수록 채온을 높이는데 이롭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기초대사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인체가 기본적으로 소비하는 에너지를 말하는데, 이렇게 에너지를 소비할 때 열이 발생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허리와 다리 쪽에 70%가 몰려있다. 그러므로 체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운동을 할 때는 걷기나 조깅, 스쿼트처럼 하체와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좋다.
도움말 _ 선재광 한의학 박사
참고도서 _ <체온 1도의 기적(면역력과 생사를 결정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