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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집결한
올해의 시계들
매년 봄이 되면 전 세계 시계 애호가들과 프레스, 시계 업계의 눈은 스위스 제네바로 향한다. 고급 시계 박람회 ‘워치스 앤 원더스(Watches and Wonders)’에서 올해의 신작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고급 시계의 요람이다.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고급 시계 브랜드가 스위스 곳곳에서 탄생했으며, 현재까지 그 역사와 전통, 기술력을 이어 오고 있다. 리치몬트 그룹을 주축으로 하는 ‘워치스 앤 원더스(Watches and Wonders)’가 스위스에서 열리는 이유다. 지난 4월, 올해의 시계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워치스 앤 원더스 2024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총 7일간, 4만 9천여 명이 방문했으며, 125개의 신제품이 쏟아진 가운데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주목해야 할 5개 브랜드의 신제품을 살펴보았다.
시계 애호가들에게는 여전히 빅 사이즈의 스포츠 워치가 인기다. 하지만 동양인에게는 다소 큰 사이즈와 빅 사이즈 워치 트렌드에 다소 질린 이들이 드레스 워치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고전적인 직경 39mm 이하 다이얼 사이즈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드레스 워치가 다시금 떠오르는 이때, 그 중심에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있다.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를 통해 바쉐론 콘스탄틴이 새롭게 선보인 패트리모니 컬렉션은 간결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1950년대부터 이어져 온 메종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패트리모니 매뉴얼 와인딩은 직경 39mm 사이즈로 이전보다 작아져 빈티지한 매력을 풍긴다. 다이얼 사이즈뿐만 아니라 무브먼트가 단 2.6mm에 불과해 케이스를 얇게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절제된 품격을 갖출 수 있었다. 또한 패트리모니 컬렉션의 시그니처인 볼록한 다이얼은 선버스트 마감 처리한, 올드 실버 톤 덕분에 한층 고전적이고 우아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패트리모니 매뉴얼 와인딩
워치스 앤 원더스 2024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신제품을 꼽는다면 IWC의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를 빼놓을 수 없다. IWC는 1980년대 IWC의 전설적인 워치메이커 커트 클라우드가 퍼페추얼 캘린더를 개발한 후, 브랜드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라는 걸출한 신작을 발표했다.
퍼페추얼 캘린더 워치는 그레고리력을 바탕으로, 4년에 한 번 맞는 윤년을 자동으로 계산해 2100년에 한 번 시계를 조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에 반해 이번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이를 뛰어넘어, 무려 3999년까지 윤년과 평년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4000년이 윤년으로 간주할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 3999년까지인 것이다. 문페이즈 기능은 더욱 놀랍다. 무려 4,500만 년간 단 하루의 오차만 발생하는 기술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모든 것은 새롭게 개발한 칼리버 52640을 탑재해서 가능했다.
IWC의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를 통해 예거 르쿨트르는 정밀함과 정확성을 뜻하는 ‘프리시전(Precision)’ 테마로 내세웠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한 워치스 앤 원더스 부스부터 테마를 강조했다. 브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부터 부스 중앙의 화덕과 LED 스크린에서 진행한 애니메이션 쇼, 핵심 기술을 시연하는 장인, 미슐랭 2스타 셰프와 협업해 탄생한 특별한 메뉴까지 정밀함과 정확성을 향한 브랜드의 의지를 표출했다.
이 중에서도 올해는 듀오미터 헬리오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가 단연 눈에 띈다. 예거 르쿨트르의 정확성의 상징과도 같은 듀오미터 메커니즘에 3축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를 결합한 모델로, 예거 르쿨트르의 기술력을 응축시킨 모델이다. 특히 다이얼 좌측에 자리한 헬리오투르비옹은 3개의 축을 따라 회전하는 새로운 구조의 투르비용으로, 모든 방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중력에 의한 오차를 줄이고자 한다.
예거 르쿨트르의 듀오미터
헬리오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랑에 운트 죄네는 독일 하이엔드 시계의 상징이다. 시계 애호가들을 열광하게 하는 컬렉션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다토그래프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랑에 운트 죄네의 올해 신작도 다토그래프 컬렉션에서 출시했다. 올해 다토그래프 컬렉션 25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다토그래프 컬렉션에서 출시한 신제품이 반가웠다.
신작 2가지 중 ‘다토그래프 퍼페추얼 투르비용 허니골드 루멘’은 12시 방향의 큼직한 날짜 창과 122.6년 중 단 하루의 오차만 존재하는 문페이즈를 비롯한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까지 장착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허니 골드 소재와 루멘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루멘’은 반투명 다이얼에 여러 디스플레이 및 기능에 빛을 더해주는 형광 코팅을 입혀 주위가 어두울수록 환하게 빛을 자아낸다. 총 50 피스 한정으로 선보이니 랑에 운트 죄네 마니아라면 서둘러야 할 것이다.
랑에 운트 죄네의 다토그래프
퍼페추얼 투르비용 허니골드 루멘
롤렉스는 워치스 앤 원더스 기간 중 가장 먼저 신제품을 발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도 발 빠르게 먼저 신작을 발표했는데 유독 마니아들이 많은 브랜드답게 부스 앞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매해 다양한 컬렉션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답게 올해도 자사의 아이코닉한 컬렉션에서 다수의 신작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
데이-데이트부터 롤렉스 딥씨,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1908 등 롤렉스를 대표하는 컬렉션의 신제품 가운데 오이스터 퍼페츄얼 GMT-마스터 II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모델은 시계는 24시간 눈금을 새긴 그레이와 블랙 세라믹 소재의 투톤 세라크롬Cerachrom 베젤 인서트를 갖췄다. 24시간을 표시한 베젤에서 블랙은 밤 시간, 그레이는 낮 시간을 표시한다. 이 모델은 2018년에 출시해 정밀성과 파워 리저브, 편의성, 신뢰도에서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칼리버 3285를 탑재했다.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츄얼 GMT-마스터 II
사진 _ 워치스 앤 원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