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ㅣ 골프

미국 명문골프장
환상의 라운드, 신(神)이 만든 휴양지,
페블비치 골프 링크

미국 명문 골프장 두 번째 이야기,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카운티에 있는 페블비치 골프 링크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2000년 메이저중의 메이저대회 ‘US 오픈대회’에서 우승한 곳이며 우즈가 최고로 여기는 미국 골프장이기도 하다. 세계 아마추어 골퍼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해 ‘버킷 리스트’에 올리는 그야말로 꿈의 골프장이다.
티샷한 공을 태평양에 빠뜨리는 특이한 체험

페블비치 골프 링크(이하 페블비치)는 엄청난 유명세를 타다 보니 예약이 어렵고 굉장히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부킹이 가능하다. 그린피도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비싸다(최근 그린피는 카트피 55달러, 캐디피 155달러 포함 총 625달러. 약 82만원). 한국인이라면 재미교포 지인의 도움을 얻거나 관련 여행사 상품을 구매해야 겨우 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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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낀 링크스 코스에서 아름다운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라운딩을 하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페블비치는 단지 미국 최고의 퍼블릭 코스가 아니라 최고의 리조트로,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반도를 감싸는 아름다운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라운딩을 하는 만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중 링크스 코스는 1919년 2월 22일에 개장,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링크스=해안가에 위치한 골프 코스로 해안을 따라 파도 모양을 이루는 땅이라는 스코틀랜드 말에서 유래).
모스 부호 발명가인 ‘S.모스’의 손자 사무엘 FB 모스가 설계한 코스다. 해안선을 따라 넘나드는 파도 소리와 함께 절벽을 가로지르며 플레이하면 스릴과 아름다운 경관에 푹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 바닷가인 만큼 티샷이나 세컨샷한 공이 태평양의 넘실거리는 파도속으로 ‘풍덩~’ 빠지는 특이한 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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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개의 벙커는 샷을 할 때마다 공포감을 주지만 단 한 번에 멋지게 탈출했을 때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PGA 투어에서 가장 작은 그린으로 유명한 링크스 코스는 118개의 벙커로 둘러싸여 있다. 골프 발상지 세인트 앤드류스의 올드 코스보다 6개가 더 많다. 벙커에서 멋지게 탈출, 파 세이브를 하는 짜릿한 감동은 비싼 그린피를 감당하고도 남는다.

해안선의 파도 소리에 푹 빠져드는 링크스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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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도중 엄청난 파도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마치 내가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는 스릴 넘치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스파이글래스 힐 코스는 우뚝 솟은 소나무 숲 사이를 지나 바다를 맞이하고 있다. 구름이 환상적인 자태를 뽐낼 때가 자주 있는데 그럴 땐 진초록의 잔디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가 어우러져 라운딩 도중에도 눈을 돌려 경치를 감상하기 바쁠 지경이다.
스페니시 베이 코스 역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숲과 바다가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도 큰 나무가 아닌, 키작은 지피 식물들이 있고 바다와 모래 언덕의 조화가 절묘하다.
페블비치는 골프장 못지않게 미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환상의 리조트’로도 이름나 있다. ‘더 롯지 앤 페블비치’는 1919년 이래로 럭셔리함과 아름다움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리조트다.
마지막 18홀을 내려다보며 숙소에 머무르는 롯지의 경험은 인생에 한 번뿐인 최고의 순간을 선사받는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테니스, 수영장, 피트니스, 스파, 수많은 식당과 카페, 웨딩 시설, 마켓까지 온갖 다양한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테라스에서 페블비치를 바라보며 화덕요리를 즐길 수 있는 더 벤치 레스토랑도 엄지 척이다.

골프장 둘러보는 17마일 드라이브 코스도 환상!

‘환상의 페블비치’는 미국 서부지역 여행이 계획돼 있다면 꼭 한번 들러 ‘눈 호강’을 해볼 만하다. 필자는 13년전 LA의 재미교포인 친구 방문 때 우연히 페블비치를 방문했다.
사전 예약을 안했으므로 당연히 라운딩은 못했지만 관광코스(17마일 드라이브 코스, 가격은 10달러)로 개발된 골프장 내 이곳저곳을 두 시간 가량 둘러봤다. 바다와 짙은 초록의 필드와 구름이 연출한 장관에, 그야말로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한 기억이 오래 세월이 흘러서도 선명하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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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겨우 5m 떨어진 웅장한 대저택들은 한 채당 가격이 수백억 원에 이른다.

은퇴자들의 주거용인 어마어마한 대저택의 웅장한 모습들도 머릿속 깊이 각인돼 있다(가격은 한 채 당 178억~924억원). 일생에 꼭 한번 ‘환상의 라운드’를 경험해 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골퍼가 아니더라도 일부러 페블비치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한다.
페블비치 라운딩 전후,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에 전격 입성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홈경기까지 관람한다면 ‘금상첨화’다(차로 두시간 거리).

_ 김수인(골프 칼럼니스트)

사진 _ USGA, 페블비치 골프 닷컴, 언스플래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