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리는 채소 가지,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름 제철 채소 가지로 만드는 특별한 요리 ‘멜란차네 인 카로차’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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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 다른 맛의 비밀]
가지의 맛있는 변신
‘멜란차네 인 카로차’
가지 ‘불호’자들은 특유의 식감 때문에 가지를 싫어하게 된 경우가 많다. 유독 수분감이 많은 가지는 조리 시 식감이 물컹해져, 먹는 이가 불쾌하게 느낄 수 있다.
식재료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셰프들은 가지를 어떻게 볼까. 콘래드 서울 호텔의 이탈리안 가정식 레스토랑 ‘아트리오’의 배광수 총괄 셰프는 가지를 가리켜 ‘특색이 없는 것이 특색’인 채소라고 말한다. 강한 향이나 맛을 내지 않는데 식감까지 물컹하니, 싫어질 수도 있다고 부연한다. 하지만 반대로 특색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에 부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가지가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조리법이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밑간과 기름을 잘 쓰는 것이 아주 중요하죠” 배광수 셰프는 가지의 흐물흐물한 식감에 쫄깃함과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리 밑간을 하면 누구나 맛있게 느끼는 요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멜란차네 인 카로차(Melanzane in Carrozza)’는 이런 가지의 매력을 잘 끌어올린 요리다. ‘카로차’는 이탈리아어로 ‘객차’ 혹은 ‘마차’라는 의미이고, ‘멜란차네’는 가지를 뜻한다. ‘가지가 들어간 마차’라는 단어의 뜻에서 유추되듯, 가지와 부속재료가 가득 들어간 일종의 샌드위치 튀김과 같은 요리다. 원래는 모차렐라 치즈를 식빵 사이에 끼워 튀긴 ‘모차렐라 인 카로차’가 원형이다.
멜란차네 인 카로차
재료(2인 기준)
가지 2개, 바질 10장, 앤초비/앤초비페이스트 15g, 모차렐라 치즈 100g, 밀가루(중력분) 50g, 계란 2개, 빵가루 100g, 식용유 500㎖, 소금 1t, 후추 1/2t, 토마토소스 150㎖, 간 파마산 치즈 10g, 반건조 토마토 6개
조리법
1. 가지를 깨끗이 씻어 세로로 길게 썰고(3㎜ 두께), 소금을 1/2t 정도 뿌려준다.
2. 소금간이 배고 수분이 빠진 가지를 5㎝ 길이로 일정하게 자른 후, 2개의 가지 사이에 앤초비/앤초비페이스트(적당량), 바질(절반만 활용), 모차렐라 치즈(적당량)를 샌드한다.
3. 가지 샌드를 살짝 눌러준 뒤, 밀가루를 골고루 발라 냉장고에 10~15분 정도 넣어둔다. 그 사이 계란 2개를 볼에 풀어둔다.
4. 수분과 밀가루 등으로 결착력이 생긴 가지 샌드를 계란물에 넣었다가 빵가루에 묻힌다.
5.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180℃에서 노릇해질 때까지 튀겨준다(가지 2개 기준 1~2분).
6. 튀긴 가지샌드에 소금과 후추를 뿌린 후, 기호에 따라 파마산 치즈와 반건조 토마토, 바질(남은 것) 등과 곁들여 먹는다.
한끗 TIP
- 모차렐라 치즈는 어떤 것도 괜찮지만, 블록형 제품을 추천한다. 수분감이 많은 버팔로나 프레시 모차렐라의 경우, 냉장고나 상온에서 건조시킨 후 활용한다.
- 기호에 따라 모차렐라 치즈와 앤초비/앤초비페이스트의 양을 가감한다. 특히 앤초비는 익숙하지 않다면 향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 시중 판매중인 토마토소스를 활용하면 되지만, 기호에 맞춰 칠리나 고춧가루 등을 섞어 매콤하게 먹는 것도 좋다.
- 튀김기 등에 기름을 많이 넣고 튀길 필요는 없다.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둘러, 빈대떡을 튀기듯 굽는 느낌으로 조리한다.
- 최근 유행하는 가정용 건조기를 통해 반건조 토마토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갈라 건조기에 넣으면 된다. 물론 생략 가능한 재료다.
- +1 셰프의 추천 가지요리
“멜란차네 인 카로차도 맛있지만, 먹어본 가장 맛있는 가지 요리로 바바 가누쉬(Baba Ganoush)라는 레바논 가지요리를 추천합니다. 가지의 매력을 정말 잘 살린 요리죠”
큰 가지를 숯불에 구워, 속살만 파내 갈거나 잘게 다진 후, 토마토, 고추, 파슬리, 민트, 소금, 후추, 레몬주스, 올리브 오일을 섞어 만든다. 중동의 후무스와 같은 형태다.
글 김현민 기자
감수 콘래드 서울 호텔 ‘아트리오’ 배광수 총괄 셰프
이탈리아 ICIF를 수료하고, ‘파크하얏트 서울’ 등 특급 호텔에서 경력을 이어갔다. 현재는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를 선보이는 콘래드 서울 ‘아트리오’의 총괄 셰프로 활동 중이다.
이탈리아 가정식 레스토랑 ‘아트리오’
02-6137-7120
이탈리안 가정식을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트라토리아(Trattoria) 콘셉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안 패밀리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은 정성 가득한 이탈리안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