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그대로 아시아 지역의 발전을 위해 여러모로 힘쓰고 있는 곳이 있다. 설립 6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재단법인 아시아발전재단(ADF, Asia Development Foundation)’이다. 서울 양재천 근처에 있는 재단 사무실에서 조남철 상임이사(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with 하나 ㅣ 골드클럽
[성공프리즘]
함께 나아가는 아시아를 꿈꾸며,
‘아시아발전재단’
UN의 인구국(Population Division) 인구전망 보고서를 재구성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에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의 인구는 약 45억 명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 77억명 중 약 5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IMF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경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36%로 단일 대륙으로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아시아는 21세기에 새로운 성장과 혁신의 기회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 아시아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함께 발전하기 위해 진심으로 발 벗고 나서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아시아발전재단(ADF)’이다.
EU와 같은 ‘AU(아시아 연합)’을 꿈꾸는 아시아발전재단
아시아발전재단(ADF)은 아시아 각국의 상호이해와 교류 협력 증진을 목표로 2016년 2월에 설립됐다. ‘락앤락’ 창업주이자 현 코비그룹 김준일 회장이 247억원의 사재로 출연한 이 재단은 우리나라가 지금의 성취를 이루기까지 해외 각국의 도움을 받아왔듯이 이제는 우리가 이룬 성취를 아시아개발도상국들과 나누고 상생을 추구하자는 의미로 설립됐다.
재단의 명칭에서 아시아를 강조한 것은, 아시아 대륙은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 경제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아시아 국가와의 상생과 발전은 결국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발전과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발전재단은 아시아 지역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 인재양성부터 교류협력, 공익문화사업 등을 다양하게 기획 및 지원하고 있다. 조 상임이사는 아시아발전재단의 이러한 활동이 정치 및 경제 통합체인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과 같이 향후 아시아 지역을 하나로 아우르는 공동체, ‘아시아연합(AU, Asia Union 가칭)’을 향해 나아가는 주춧돌이 되어줄 것이란 큰 꿈을 가지고 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꾸준히 이어가는 아시아의 미래세대 육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학생들을 대면으로 만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고 말하는 조 상임이사는 “아시아 각국의 상황에 따라 온라인 학습 환경과 경제여건이 불안정하다”며 학생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아시아발전재단이 중점을 두는 사업 중 하나가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다. 현재 6개국(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네팔, 몽골, 카자흐스탄)의 우수 대학생들에게 4년간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여 청년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ADF 엘리트 장학사업’을 운영 중이다. 매년 5억 원의 장학금으로 아시아 청년 120여명의 밝은 미래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장학생은 473명이다.
단순히 학업 성적이 우수하다고 받는 장학금이 아니다. 자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에 참여하여 나눔의 선순환을 실천하는 것을 중요한 가점 요소로 매긴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타인과 나누는 삶의 태도를 학생들에게 습관적으로 심어주고 싶은 재단의 작은 가르침이자 뜻이다.
조 상임이사는 조만간 ADF 엘리트 장학생인 아시아 청년들을 필두로 다양한 국적의 아시아인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가칭, ‘아시아의 목소리’)을 만들 계획이라 밝혔다. 그동안 재단이 관계를 쌓아온 사업 참여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아시아 사회의 지속가능한 협력 기반 구축을 위해 구상해 온 아이디어이다. 아시아 어느 곳에서든 서로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아시아 청년들이 생각하는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 지역분쟁, 경제발전 등 여러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생각이다. 우선은 청년들을 시작으로, 점차 많은 아시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중요한 온라인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 다문화 가정에 지원하는 ‘신선한’ 장학 제도들
아시아발전재단의 사업은 정부의 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 가정이 고민하는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인상을 줬다. 통계청의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국제결혼 중 외국 여자와의 혼인 비중은 72.4%, 외국 남자와의 혼인은 27.6%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자의 국적은 베트남, 중국, 태국 순으로 많고, 한국 여자와 결혼한 외국 남자들의 국적은 미국, 중국, 베트남 순이었다. 미국을 제외하곤 아시아 국적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국내에 베트남어, 태국어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발전재단은 주요사업으로 ‘이중언어교실’ 지원 사업과 ‘엄마나라 유학’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두 활동은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면 으레 겪게 될 정체성 고민을 역으로 아이들의 강점으로 만들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부모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두 문화적 배경을 모두 깊이 익히도록 독려해준다.
이중언어 교실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한국어 외에도 부모의 모국어(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를 습득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언어에는 문화가 스며들어 있어서 자녀들이 부모의 모국어를 익히는 것이 정서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재단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언어 학습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부모의 언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과 똑같은 상황의 또래 친구들과 만나 비슷한 고민을 털어 놓고, 부모의 언어도 배워가며 훨씬 안정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모나라를 잇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재단은 이러한 이중언어 학습을 바탕으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엄마 나라’ 대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엄마나라 유학’ 사업을 운영 중이다. 한국에서 아시아 여성과의 결혼비율이 더 높아 명칭이 ‘엄마나라 유학’ 이지만, 아시아 국적의 ‘부모 나라’로 유학을 희망하는 다문화 자녀를 대상으로 최대 4년간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교환학생에게도 1년간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To Motherland). 역으로 아시아 부모 나라에서 한국 대학으로 유학을 희망하는 다문화 자녀(From Motherland)에게도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
뜻있는 여러 독지가의 후원과 참여를 기다리며!
재단의 사업을 설명하면서 조 상임이사는 “우리나라 다문화 자녀 아이들을 역지사지의 태도로 바라본다면 우리 재단 사업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다문화 자녀들이 한국어를 빠르게 습득해 사회에 흡수되기를 희망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강요가 될 수 있다. 다문화 자녀들에게 ‘상호문화 습득’의 기회를 준다면 글로벌 인재로,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조 상임이사는 강조했다.
재단의 사업 중 북한이탈주민을 포함한 아시아 거주 해외동포들을 위한 지원 사업도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매년 약 2억의 비용을 들여 북한이탈주민의 제3국 출생 자녀들에게 학자금 지원, 약 1억 5천만 원을 아시아 지역의 의료비 지원 사업 등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매년 20만 US달러의 예산으로 ‘세계태권도연맹(WT)’과 함께 ‘ADF-WT 태권도 케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시아에 거주하는 성폭력 피해자, 재소자, 고아, 난민 등에게 심리적 치유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수많은 사업이 온전히 개인 출연기금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은 기적이다. 조 상임이사는 “앞으로 아시아발전재단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여러 뜻 있는 독지가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우리가 장학금을 줄 수 있는 것은 우수한 학생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며, “재단은 매년 아시아의 청년들과 함께 발전하고 성장”한다고 전했다. 아시아발전재단의 뜻에 동참하고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독지가들이 늘어난다면, 아시아의 미래가 더 밝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글 원지연 기자
사진 임익순 기자 & 아시아발전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