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ㅣ 투자

[전문가 칼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불러 일으킬 효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때문이다. 어떠한 이유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지,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글에서는 금융시장에서의 의미와 산업의 변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위기로 다가오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지난 11월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우려돼 천연가스 가격이 먼저 상승하기 시작했고, 2월 들어 침공 가능성이 확산되면서 유가 역시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문제되는 가운데 다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는 통화정책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서서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Fed를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하반기 들어 생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파월 Fed 의장 그리고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가장 큰 책무가 되어 버린 상황이다. Fed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이라고 주장했으나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목표가 된 만큼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악화돼 원자재 가격의 상승, 공급망 문제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는 다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은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경우 올해 중간선거뿐만 아니라 재선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3월 FOMC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것이다.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0.25%P 인상(베이비스텝) 이나 0.50%P 인상(빅스텝)이냐가 관건이다. 파월 의장이 0.25%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히긴 했으나 일부 위원은 여전히 0.5%P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근 Fed의 행보를 볼 때 빅스텝의 가능성이 낮기는 하나 혹시나 하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빨라지는 탈탄소시대 진입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던 인플레이션은 이제 인플레이션 시대에 진입했다고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산업 구조의 변화와도 사실 맞물리게 된다. 탈탄소시대를 맞이해 글로벌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 아직 신재생에너지가 제대로 자리잡기 전인 만큼 수요는 여전히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중심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라는 압력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환경에 대한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으나 규제와 전력이 부족한 만큼 원자재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니켈, 리튬, 코발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경량화 소재인 알루미늄, 마그네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탈탄소정책은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상황이다. EU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2035년까지 100% 감축하라는 더욱 강화된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탄소배출량을 감소하는 것은 각종 규제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원자재와 차량 가격 역시 인상이 불가피한 것이며 이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최종 제품 가격도 인상되는 것이다.

[그림1] Net Zero Economy Index 2021 (탄소 중립 경제 지수 2021)

2020년 탈탄소 진행률은 2.5%로 2000~2020년까지 연평균 탈탄소 비율인 1.5%를 상회했으나 지구 온난화 1.5도 제한에 필요한 연평균 목표치인 12.9%에는 크게 하회하는 수준

자료 : PwC

[그림2] 국내 기업의 2050 탄소중립(Net Zero) 위해 시급한 정책 과제

기업의 57.3%는 탄소중립을 어렵지만 가야할 길로 평가하는 가운데 정부의 다양한 R&D 과제가 필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긴 호흡으로 성장산업에 투자해야 하는 시기

코로나19가 완화되면 리오프닝으로 인해 경제가 살아나고 일시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제조업체의 리쇼어링, 탈탄소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산업의 변화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가 가치생산, 가치소비의 시대로 전환될 것이다. 이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그리고 다변화된 수요를 맞출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환경으로 된다는 의미이다.

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인해 사회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역시 이로 인해 커지고 있으나 단기적인 투자가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업과 산업을 바라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변동성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만큼 긴 호흡으로 성장산업을 투자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시기다.

하나은행 투자전략유닛
김예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