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ㅣ 투자

[전문가 칼럼]
테슬라 살 때,
‘서학개미’ 말고 해외지수 ETF로도 OK

최근 세간에는 테슬라(Tesla)의 두 가지 ‘가격’이 초미의 관심사다. 먼저 신종 모델의 가격이다. 올 초 중국에서 성능은 개선되고 가격은 확 낮춘 테슬라 Model Y가 출시되면서, 가까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가격에 출시될 것을 기대하는 테슬라 팬덤이 꽤 많다. 이목이 집중되는 또 다른 가격은 테슬라의 주가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88달러 전후였던 테슬라 주가는 최근 9배 가까이 치솟았다. 그만큼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4차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술기업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에 투자자들이 거는 기대 역시 명확해 보인다.

사진 제공: 테슬라

글로벌 기술주 투자의 대안

‘국내상장 해외지수 ETF’

글로벌 기술주에 투자하는 법은 꽤나 다양하지만 국내에 상장된 해외지수 ETF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ETF(Exchanged Traded Fund)는 펀드이면서 증시에 상장되어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다. 2002년 코스피 200 지수를 따르는 KODEX200이 처음 출시된 이후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52조원, 종목수로는 468개에 달한다.

먼저, ETF는 상품 특성상 어디에 얼마나 투자되는 지 그 포트폴리오가 공개된다. 이는 해외 시장에 생소할 수밖에 없는 국내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국내 최대규모 해외주식 ETF인 ‘TIGER 나스닥 100 ETF’를 예를 들어 본다.

먼저 ETF의 이름에서 정보가 공개된다. ‘나스닥 100’이라는 명칭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시장지수인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임을 투자자가 알 수 있다. 또한 운용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통해 어느 기업에 얼마나 투자하는 지 펀드의 속내를 확인할 수 있다. 애플(12.45%), 마이크로소프트(8.90%), 아마존(8.45%), 테슬라(5.29%) 등 투자하는 기업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이런 정보를 담은 자료를 PDF(Portfolio Deposit File)라고 하는데, 한국거래소나 ETF 자산운용사 홈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한국거래소보다 운용사 홈페이지의 PDF 정보가 더 자세하다).

두 번째는 투자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주식 ETF는 매일같이 우리나라 증시에서 거래된다. 특히 요즘에는 국내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도 ETF의 실시간 가격변화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매매도 확실히 빠르다. 개인이 직접 나서서 ETF를 거래할 수도 있고, 금융회사에서 신탁과 같은 투자상품을 활용해 ETF에 투자할 경우에도 보통 매매규칙에 따라 지시 당일 또는 늦어도 익일까지 거래가 마무리된다. 일반 해외펀드는 운용지시할 때 정확하게 얼마로 매매될 지 알기까지 보통 3~4일 또는 그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ETF 매매 붙는 세금  

투자 시 유의점은?

먼저 세금이다.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이 따로 없지만, 해외지수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세금이 붙는다. 그러므로 해외주식 ETF를 매매하게 되면 금융회사나 은행이 세금을 자동으로 차감한 후 지급한다. 주식으로 치면 배당금이라 할 수 있는 ETF 분배금에도 15.4%의 세금이 붙는다.

더불어 같은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도 투자방법이나 환헤지(hedge) 여부에 따라서 실제 내 손에 들어오는 투자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TIGER 나스닥 100 ETF의 경우, 지수에 포함된 나스닥 상장 주식을 그대로 매수한다. 펀드에 달러로 표시된 미국주식을 담기 때문에 달러 환율에 따라서 최종 성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해당 ETF에 투자하면 그만큼 달러에도 투자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반면 똑같이 코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나스닥 100 선물(H) ETF가 있다. 이 ETF는 주식매수 대신 해당 지수를 기초로 하는 미국선물과 Invesco QQQ ETF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 더불어 이름에 붙은 (H)의 의미는 환헤지를 추구한다는 뜻으로 펀드가 달러환율 변화에 영향을 덜 받도록 운용함을 알 수 있다. 최근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환헤지 상품의 성과가 약간 높았다. 이런 세밀한 차이에 따라서도 해외지수 ETF의 성과는 조금씩 달라지는 점을 알아두자.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
김혜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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