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로 명성 높은 워런 버핏(Warrant Buffet). 거대 글로벌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Berkshire Hathaway)를 오늘날까지 이끌어온 수장이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와 투자판단은 시장에 큰 파장을 남기곤 한다. 그런 그가 가족에게 남길 재산은 과연 어떻게 투자할까?
자산관리 ㅣ 투자
[전문가 칼럼]
워런버핏의 유산투자로 배우는
“투자원칙”
사진 제공: 중앙포토
‘보통사람’을 위한 장기투자
워런 버핏은 가지고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식을 모두 자선기금에 기부하고, 아내에게 남길 유산은 현금으로 신탁에 맡길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서한에서 투자에 대한 생각을 남기기도 했는데, 2013년 기준 주주서한에서 아내 몫의 재산 운용방법을 밝혔다. 그의 유산투자전략은 믿기지 않을 만큼 단순했다. 전체의 10%는 단기 국채에, 나머지 90%는 S&P500 Index fund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 단순한 방법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면 웬만한 투자자 못지 않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그는 장담했다.
그가 유산투자 전략을 밝힌 이유는 ‘보통사람에게 효과적인’ 장기투자 방법을 전하기 위해서다. 그와 찰스 멍거(Charlie Munger,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는 새로운 주식을 편입할 때 마치 그 기업 전체를 인수할 것처럼 해당 산업과 기업의 수익성을 철저히 진단하는데, 보통 투자자들이 따라 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방법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전체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지금껏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한다. 버핏의 투자법은 개인 투자자들이 개별 기업을 고르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저렴한 인덱스 펀드를 통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법이 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채권 10%, 미국 주식 90%이라는 워런 버핏의 유산투자전략이 소개된 지 5년 이상 흘렀다. 이 시점에서 한번 그의 전략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투자자의 상황과 선호를 반영하여 미국 10년 국채와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에 투자한 경우를 살펴본다.
직전 10년간 나스닥100과 미국 10년 국채 지수 추세(일별)
주: 미 10년 국채는 S&P 10-yr U.S Treasury Note Futures Index를 기준으로 함
미 10년 국채 30% / 나스닥100 70%로 배분한 때 수익률 분포(%)
주: Nasdaq100에 70% 美 10년국채 선물에 30% 배분하여 투자했을 때 투자기간별 수익률 분포. 투자기간 ‘90일’ 및 1년은 기간수익률, 3년 및 5년은 연환산 수익률.
※ 투자 시작 시점을 하루씩 미루어 가면서 투자기간별 지수변동에 따른 수익률을 계산했다.
지난 10년간의 일별 지수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수의 투자케이스를 만들고 그 투자수익률 성과분포를 살펴봤다.
먼저 투자기간 90일인 경우를 보자. 전체 투자케이스를 수익률 순서대로 1등부터 100등까지 줄을 세운다고 할 때 50등, 즉 중위 수익률은 3.3%이다. 그 위 아래로 상위 25등과 하위 25등 수익률은 각각 5.8%와 0.6%이다. 달리 말해 90일 투자인 경우 절반이 수익률이 0.6%와 5.8% 범위 내에 있었다. 그 밖의 양 극단의 케이스를 보려면 상위 2.5%와 하위 2.5%의 수익률을 보면 된다. 상위 2.5%는 8.9%이었지만, 하위 2.5%는 7% 손실이 난 경우다. 90일간 투자한 경우 5건 중 1건(19.9%)은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연 수익률 11% 전후에 집중되며 투자손실을 본 경우도 줄어든다. 투자기간 1년의 경우 중위 수익률은 12.7%이었다. 하위 2.5%의 수익률은 -0.6%로 전체 케이스 가운데 손실이 난 경우는 100건 중 4건(3.5%)이며, 투자기간 90일(19.9%)인 때보다 크게 줄었다. 더 나아가 투자기간 3년, 5년일 때는 과거 10년의 데이터 상에서는 손실난 경우가 없었다. 연환산 수익률도 중위값 11%에 더 가까이 집중되어 있고,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 하위 2.5%인 케이스도 연환산 수익률이 8.4%(3년), 9.0%(5년)나 되었다.
과거 10년의 데이터를 두고 보면 워런 버핏의 조언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그가 자신의 아내를 비롯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권하고픈 투자전략은 ‘좋은 기업들이 있는 시장에 장기투자 하는 것,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다. 버핏의 투자법은 그 어떤 투자 묘수보다 간단하다. 간단한 이 방법을 실제 꾸준히 지켜가는 것이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투자전략이 아닐까 한다.
글 하나은행 신탁부 100년 행복연구센터
김혜령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