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ㅣ 건강

[안전한 밥상]
아메리카노를 마시듯
‘채소 섭취’ 하는 방법

채소가 좋다는 것은 알지만 실천은 역시 쉽지 않다. 큰 노력 없이도 채소 섭취를 즐기고 습관처럼 생활화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자연적으로 섭취하는 제일 좋은 방법, 바로 채소 섭취다. ‘나트륨 배출’ ‘항산화(노화 방지)’ ‘붓기 감소’ ‘피부 개선’ ‘성인병 예방’ ‘다이어트’ 등 채소 섭취의 순기능은 이미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우리는 어떻게 채소 섭취를 더 자주, 잘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샐러드로 섭취하거나, 갈아서 주스로 마시거나, 조리해서 섭취하는 방법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미 육식에 길들여진 입맛과 바쁜 일상 등 채소 섭취를 자주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유가 어쨌든 어느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면 시도해보지 못할 이유는 없다.

출근길에 항상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처럼 채소섭취를 습관화한다면 몸과 마음의 컨디션에 바로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움직임이 훨씬 더 가뿐해지고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회복도 훨씬 빨라진다. 채소와 과일의 섭취가 스트레스를 훨씬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식생활을 100% 채소로 채우는 ‘채식’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기존보다 채소 섭취를 좀 더 많이, 더 즐길 수 있는 습관을 기르자는 것이다. 채소 섭취를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① 이동하면서 먹는다

채소를 한자리에 앉아서 먹는다고 생각하면 바쁜 일상에 매번 ‘시간이 없어서’란 핑계로 멀리하게 된다. 필자는 이동하는 시간에 간식처럼 채소를 섭취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길을 가면서, 운전을 하면서, 심지어 운동 중에도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실천을 했다.

용기에 방울토마토를 담아 먹는 건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방울토마토 외에도 가지고 다닐 괜찮은 채소들이 많이 있다. 파프리카, 당근, 무, 셀러리 등 수분이 금방 잘 생기지 않는 채소들을 한입 크기로 썰어서 휴대할 수 있다. 매일 종류별로 다르게 섭취해도 좋고, 같이 섞어서 섭취하면 더 좋다.

이동하는 순간순간에 간식처럼 집어 먹는다면 나도 모르게 하루 채소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회사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면 사무실 책상에 두고 심심풀이 간식을 먹듯이 하면 공복감도 채울 수 있다. 영화관에서도 팝콘 대신 밀폐용기에 채소를 담아가 먹는 것도 좋다.

② 시들해진 잎채소는 갈아서 주스로

잎채소는 금방 수분이 생기면서 숨이 죽는데 시들었다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썩은 것이 아니라면 그대로 먹어도 괜찮다. 가뜩이나 비싸진 채소를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 단맛의 과일과 함께 갈아놓으면, 버려야 했을 음식쓰레기가 영양이 듬뿍 담긴 괜찮은 과일야채 주스로 탈바꿈한다. 씹는 것보단 마시는 게 훨씬 쉽고 흡수도 빠르기 때문에 미리 갈아 냉장 보관하면 휴대하기도 편하다.

③ ‘채소 바비큐’ 구워서 먹기

화식(火食)에 길들여진 입맛을 배신하기란 쉽지 않다. 위의 방법들이 생식이라 어렵다면, 우선 ‘채소 요리’를 통해 그 맛에 친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하고 근사한 채소 요리법이 많지만, 요리를 통해 채소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별다른 양념 없이 석쇠나 팬에 구워 먹는 것이다. 맛있는 식감과 구웠을 때 올라오는 풍미로 채소의 진정한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다. 심지어 불에 굽기만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간편하다는 장점은 덤이다.

흔하게 알고 있는 ‘양파’ ‘마늘’ ‘버섯’ 말고도, ‘가지’ ‘애호박’ ‘당근’ ‘연근’ ‘마’ ‘무’ ‘콜라비’ 등 구워 먹을 수 있는 채소는 꽤 많다. 필자는 ‘대파’를 특히 추천한다. 제철 대파를 구해 그냥 불에 굽기만 하면 된다. 맵던 파즙이 달큰하게 변하면서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다.

④ 눈앞에 있을 때 먹는다

채소를 일부러 챙겨 먹으려고 하면 정말 쉽지 않다. 사람들을 만나 모임을 갖거나, 외식을 할 때 아예 채소가 많이 나오는 곳을 약속 장소로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위에 흔한 쌈밥집이나 무제한 샐러드바, 채소가 잔뜩 나오는 샤부샤부집 등은 모두가 좋아하는 곳이다. 쌈밥집에서 쌈을 해 먹을 때도 쌈채소를 몇 장 더 겹쳐서 먹으면, 일부러 채소를 챙겨먹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채소를 섭취할 수 있다.

⑤ 물로 섭취하는 방법

냉침 방식으로 채소를 우려서 물처럼 마시는 방법도 있다. ‘채소수’는 ‘미네랄 워터’ 또는 ‘디톡스 워터’라고도 불린다. 채소수의 미네랄 성분이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채소나 과일을 기호에 맞게 썰거나 찢어서 물통에 넣고 생수를 부어 10~20분 정도 우려낸 후 마시면 된다. 채소 섭취만큼이나 중요한 수분 섭취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채소수를 내고 남은 채소는 그대로 끓여 육수를 만들어 국물 요리에 활용할 수도 있다.

홍성란 채소 소믈리에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휴머니스트, 2018) 외 5권의 책을 출판했으며,
요리 연구가 겸 채소 소믈리에로 활동 중이다.
MBC <마이리틀 텔레비전>을 비롯해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채소 섭취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