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큐

“40세 이상은 가입할 수 없습니다.” 일반 취미 모임 플랫폼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가입 나이 제한 안내문구다. 온라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많은 플랫폼들이 대부분 20~30대 위주이다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층은 자연스럽게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시니어들이 주축이 된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역으로 ‘젊은이들은 참여할 수 없는’ 제한을 두는 곳들도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또래 친구를 만들기 위한 플랫폼들도 많아지고 있다. ‘오이’는 사는 곳을 기반으로 직접 모임을 만들거나, 기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취미 기반 소셜 플랫폼. ‘오이’라는 이름은 ‘오십대들의 이야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역을 설정해 활동하는 특징이 있어, ‘동네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공통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가까운 지역에서 만나 자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플랫폼 이용자들이 전하는 가장 큰 ‘메리트’다. 음성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도 이 서비스의 특징. 불특정 다수가 함께 하는 채팅이 불편하다면, 이 공간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시니어 놀이터’ 줄임말인 ‘시놀’은 ‘50대 미만은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당당히 내건 홍보문구를 사용한다. 사용자들의 신원을 확실히 하기 위한, 얼굴인증 시스템과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적용되고 있다.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능도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사람과 함께(With People)’라는 의미를 담은 ‘위드플’은 시니어를 위한 여행 전용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명확한 여행 테마를 정해, 그에 맞는 스케쥴을 세워 여행을 떠난다는 것. ‘무조건 즐기고 보자’는 ‘묻지마 여행’은 지양하고, 문화나 역사 등 주제가 있는 여행을 추구한다. 여행의 깊이를 더하는 여행 가이드 역시 지역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가 아닌 테마에 맞는 전문가를 섭외해 함께 한다. 예를 들어 ‘인왕산 역사 트레킹’의 경우 역사 트레킹 강의 경력이 있는 여행 작가가 함께 하고, ‘꽃차 테라피 체험’은 꽃차문화아카데미 원장님이 함께 하는 식이다. 위드플을 이용자인 이미영(62세) 씨는 “다양한 경험과 시야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여행한다는 게 상당히 흥미로웠다” 며 “외롭지 않게 같이 여행할 또래친구들이 생겼다는 게 생각보다 아주 유쾌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위드플은 단순히 눈으로 보고 즐기는 여행이 아닌, 배움이 있는 여행을 기획한다. 반나절 코스 여행부터 ‘한달살이’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있으니 상황에 맞게 선택해 즐겨볼 수 있다.

시니어 플랫폼을 통해 실제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들

꿈을 향한 시니어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플랫폼들도 많다. ‘파파나나’는 이를 위한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모델, 연기, 라이브 쇼퍼, 크리에이터 클래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배우는 데만 그치지 않고, 실제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큐리어스’는 시니어들을 위한 지식공유, 교육 플랫폼으로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문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모임을 만들고 참가자들을 모집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수익으로도 이어진다. 공유되는 수업에 대한 수강료는 종류불문 500원. 가격이 싸다고 해서 수업이 부실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배울 수 있는 수업 종류도 다양하고, 퀄리티도 여느 전문기관에서 제공되는 것 못지않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후기. 직접 모임 개설을 하고 싶다면, 관리 매니저와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컨설팅을 받아볼 수도 있다.

중장년층의 여가와 도전을 지원하는 플랫폼들은 단순히 취미를 넘어 새로운 관계, 배움,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이는 더 이상 활동의 제한이 아니라, 깊이 있는 경험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배경이 된다. 다양한 취미와 도전을 통해 인생 2막을 그려가는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이제는 특별한 사례가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흐름에 몸을 맡기고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 보는 건 어떨까. 문을 두드리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새로운 세상이 열릴지도 모른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는 인문강연, 체험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