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전시소개

근현대 미술에서 발견한
예술의 역동
Arts in Motion

전 시 명: Arts in Motion
전시기간: 2024.12.23(월)~2025.01.24(금)
(매주 월요일 휴관, 10:00~18:00)
전시장소: 삼성동 Place1빌딩 지하1층(강남구 영동대로96길 26)
참여작가: George Condo, Damien Hirst, Alex Katz 등 다수 작가
출 품 작: 약 30점

하나은행 플레이스원에서 열리는 새로운 전시 〈Arts in Motion〉은 George Condo, Damien Hirst, Alex Katz 등 3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추상표현주의 , 팝아티스트, 큐비즘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은 춤추듯 역동한다. 각기 다른 시대, 국가, 배경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신선한 조합 속에서 예술의 다채로운 흐름과 변화를 환기한다.

George Condo_The Comedian_Oil on Canvas_152.4x137.8cm
George Condo(1957~)
“대상의 겉모습보다 정체성의 본질을
그리는 것이 진정한 초상화”

조각난 초상화와 공격적인 이미지를 특징으로 하는 콘도는 종종 현대 미국 문화에 대한 암시로 오래된 명화를 재구성한다. 그는 피카소(Picasso), 폴 세잔(Paul Cézanne), 빌럼 데 쿠닝(Willem de Kooning)과 같은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을 참조하였다. 그의 독특한 구상 회화와 판화는 1980년대 초 유럽전통기법과 미국 팝아트 감성이 접목된 Artificial Realism(인공적 사실주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주목받았고, 스스로 자신의 화법을 Psychological Cubism(심리적 입체주의) 이라 명명했다. 피카소가 ‘공간’과 ‘형태’에 집중했다면 콘도는 ‘감정’과 ‘심리상태’에 주목하여 현대인의 피로와 무의미한 실존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낸다.


Damien Hirst_Sceptic_Butterflies and household gloss on canvas_2005
Damien Hirst(1965~)
“나는 다만 인간 존재의 무상함을 형상화하여 삶을 찬미하고 싶었을 뿐이다. 죽음의 상징을 사치, 욕망, 타락의 상징으로 포장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겠는가?”

제프 쿤스, 마르셀 뒤샹, 프랜시스 베이컨,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과 같은 작가들에 영향을 받은 데미안 허스트는 설치작품, 회화, 조각을 통해 미술과 과학, 대중문화의 전통적인 경계에 도전한다. 그는 종래의 예술에 대한 관념을 외면하고 완성된 작품 자체보다 아이디어나 과정을 예술이라 생각하는 태도를 지닌다. 그의 작품 세계는 죽음의 암흑과 삶의 연약함, 폭력의 망령, 존재의 화학적 본질에 대한 관심을 표한다. 데미안 허스트는 그의 대표작 Butterfly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우주와 천상을 그 속에 담아낸다.


ALEXKATZ_ada evening 2 (1) ALEXKATZ_네티앤도로시 정면이미지
Alex Katz(1927~)
“현실은 유행의 대상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현재에서만 무언가를 취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즉각적인 현재를 그리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의식이다.”

카츠는 영화와 빌보드 광고, 음악, 시, 그리고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당시의 화풍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며 강렬한 색조와 편편한 화면이 돋보이는 작가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했다. 현재의 삶을 대상으로 주목해 온 작가는 미국의 사회적 풍토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서구 미술사 거장들의 작업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탐구하여 색감이나 화면 구성, 간단한 붓놀림을 만들어 내었다. 전통적인 요소가 없다면 힘을 얻을 수 없다며 아방가르드한 기법과 전통적인 접근을 결합시킨다. 작품 속 인물의 감정을 노출시키지 않고 드러냄과 감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Anish Kapoor_카푸어 정면 이미지
Anish Kapoor(1954~)
“사람은 영혼이 있기에 단순히 물질적 존재가 아니다. 사물이나 재료에도 정신적이고 영적인 성질이 있다. 예술은 이런 사물과 재료의 정신성을 실현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세계는 영적인 우주와 보편 원리 표현에 목적을 둔다. 그는 인도와 유럽의 정체성을 공유하며 동양미술과 서양미술의 간극을 연결하고자 한며 예술적 기교를 최소화하고 사물의 본질을 구현하고자 한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았다. 카푸어의 예술을 물질적 세계 너머, 즉 ‘보이지 않는 세계’를 위한 과정이다. 배타적 특성이 공존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그의 작업은 우리의 상식과 관념을 뒤집고 우리의 눈이 가시세계를 초월하도록 이끈다.


박서보_핑크

Park Seo-Bo (b. 1931) Ecriture No. 060717, 2006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51.18 x 63.78 inches 130 x 162 cm

Park SeoBo_Ecriture No. 051230_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_2005
박서보(1931~2023)
“색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것”

박서보는 한국미술에 내재된 고유한 정신과 조형언어를 재료의 물성과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불타오르는 단풍처럼, 때로는 수평선에 걸친 섬처럼 흡사 자연을 그대로 옮겨 화폭 위에 펼쳐놓은 것 같은 오묘하며 우미한 화면은 보는 이를 침잠의 심연으로 매혹시킨다. 이는 그가 늘 강조해온 ‘치유의 예술’ 개념과 그 궤를 같이하는데, 특정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보는 이의 스트레스를 흡수하고 빨아들이는 이른바 ‘흡인지’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1967년~1986년에는 흰 유화물감을 바른 후 네모칸을 연필 긋기로 채우는 초기 묘법 시리즈를 선보이며, 1982년 이후 후기 묘법 시기에는 한지를 통해 한국인의 자연관을 드러내며, 2015 세계적으로 단색화 열풍을 이끌어낸다.


jean-,michelothoniel_블루 원본 jean-,michelothoniel_오렌지 원본 jean-,michelothoniel_핑크 그린 원본
Jean-Michel Othoniel(1964~)
“구슬은 좋든 나쁘든 인생의 한 굽이를 도는 흉터, 기억하고픈 슬픔과 아픔, 회환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부적”

오토니엘의 구슬 꽈리와 벽돌 무더기들은 간단치 않은 존재론적 의미를 품는다. 물질의 형태적 변형에서 비롯한 작품들은 인간 삶과 우주의 서사, 시대 상황에 대한 발언까지 담아내려는 형이상학적 욕구를 담고 있는 까닭이다. 광산 도시 출신으로 1990년대부터 유리나 유황, 흑요석 등을 매만지면서 작업에 몰입해온 작가는 공예적인 결과물들을 통해 인간 심연의 주술적인 욕망과 감성의 결들을 드러내려고 꾸준히 시도해 왔다. 그는 구슬 작업을 통해 현실의 고통과 고난을 염원과 희망의 메시지로 변환시킨다.


Agnes Martin_The River_Oil and graphite on canvas_1957
Agnes Martin(1912~2004)
“내가 처음 격자 무늬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나무의 순수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였다. 나무를 보면서 격자가 생각났고, 그것이 순수함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뉴욕 코엔티스 슬립에 이주한 아그네스 마틴은 로버트 인디애나, 엘스웨즈 켈리, 애드 라인하르트, 잭 영거맨 등과 어울리며 추상표현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마틴 스스로는 자신을 작가의 정신적 사유를 반영하는 추상표현주의 작가로 본다. 그녀는 미니멀리즘적 접근이 예술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선구적 예술가로 격자 모양의 패턴, 단순한 기하학적 모양, 한정된 색상의 팔레트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Agnes Martin 의 유산은 그녀의 예술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과 예술이 영적인 경험이 되어야 한다는 그녀의 믿음에 대한 증거로 작용한다.


양혜규_댄싱 - 원본 양혜규_소닉 - 원본
Haegue Yang(1971~)
“내가 처음 격자 무늬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나무의 순수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였다. 나무를 보면서 격자가 생각났고, 그것이 순수함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양혜규는 개인의 경험, 기억, 역사적 사건 등 그 안에서 보이는 개체와 공동체의 관계 등의 서사적 내용을 다양한 매체와 추상적 형식을 통해 보여준다. 양혜규에게 ‘주관적 진실’은 ‘관련성을 담보한 정확성(relevant precision)’이다. 작품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과 관찰에서 시작되어, 일상적인 잡동사니를 오브제로 삼아 빛, 열기, 바람, 향기, 소리 등을 투과시킨다. 양혜규는 주관을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고, 관객의 감각과 사고를 일깨운다. 양혜규의 작업은 현재의 프레임에 반론을 제기하고, 고정관념과 이분법적 가치를 거부하는 상상력을 지녔다.


김성국_롱기누스의 숲
김성국(1982~)

김성국은 신화, 전설, 명화, 현대 미술, 패션, 유명 인사까지 여러 개념을 낯설게 배치해 ‘생소화 효과’를 메시지 전달의 주 매개로 삼는다. 그의 회화는 형태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미지가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 의미의 모호함을 지니고 있다. 그림과 물질이 경계가 없는 공간을 구사하는 김성국의 회화는 현대사회의 소통을 반영하며 동시대성을 드러낸다.


하행은(1982~)
“인생은 진실을 마주하는 사람에게 놀라운 힘을 드러낸다. 나의 진실은 죽음이다. 이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매우 실제적인 개념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갓난아이도 노인도 아닌 얼굴을 하고 있다.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표정과 정지된 듯 화려함 속에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내며 관객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 현실을 재료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추상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구상, 추상의 구분은 작가에게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예술 자체이며 어떤 생각을 얼마나 자기답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시기획ㆍ글 _ 아트디렉터 오은정

게시일: 2024.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