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주거 공간,
떠나지 않고도
바꿀 수 있을까요?
2026.06.17
2024년 국토연구원 실태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시니어 중 86%는 현재 살고 있는 집 또는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새로운 곳 보다는 익숙한 장소나 공간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는데요. 이러한 바람과는 별개로 오랫동안 살아온 곳이 언제나 안전한 공간이 될 수는 없습니다. 노화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면서 익숙한 공간이라 할지라도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기술과 공간 설계로 오래 살던 동네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노후를 이어가는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AI·IoT 기반
스마트 주거 솔루션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스마트 케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활용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일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집 안 환경을 어르신의 상태에 맞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AI를 통한 이상 징후 분석
최근 카메라 없이도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살필 수 있는 ‘밀리미터웨이브(mmWave) 레이더 센서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몸에 별도의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호흡과 맥박, 수면 상태 등을 24시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영상을 촬영하지 않아 사생활 침해 부담은 줄이면서 어르신의 건강 상태 변화를 세심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수집된 생체 데이터는 인공지능(AI)이 분석합니다. 어르신의 평소와 다른 호흡 패턴이나 심박수 변화가 감지되면, 보호자에게 알림을 전달하여 이상 징후를 보다 빨리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생활 환경 자동 조절
사물인터넷(IoT) 센서들은 집 안 환경을 어르신의 컨디션에 맞춰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온·습도 센서는 어르신의 수면 상태를 읽고 숙면에 적합한 조명과 온도로 자동으로 조정합니다. 재실 감지·문 열림·연기
감지 센서는 위급 상황 발생 시 어르신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첨단 스마트 케어 기술들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사는 익숙한 도심 생활권 내 시니어 레지던스는 물론, 내가 살고 있는 가정집 구석구석까지 생각보다 빠르고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일상의
안전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베리어프리·항(抗)치매 설계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불편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물리적인 주거 공간 자체를 어르신의 신체와 인지 특성에 맞춰 바꾸는 시도도 활발합니다. 베리어프리나 항치매 설계처럼 주거 공간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익숙한 공간을 어르신의 몸 상태와 생활 방식에 맞게 조정하여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노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리적 장벽을 없애는 ‘베리어프리(Barrier-Free) 시공’은 일상 속 위험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집 안 단차를 없애고 화장실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어르신의 낙상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계단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서는 맞춤형 리프트를 설치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인지 기능을 고려한 ‘항(抗)치매 설계’는 일상 속 감각 자극을 통해 인지 활동을 유지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황토 온돌의 온기, 편백 마루의 향기, 하늘빛을 재현하는 인공 천창 등이 오감을 자극해 뇌 활동을 자극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공간마다 색상과 질감을 달리하고 손잡이 형태를 직관적으로 바꾸어 인지력이 떨어진 어르신도 방향을 잃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기술과 공간 설계가 발전하면서 살던 곳을 떠나지 않고도 노후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큰 변화를 주지 않더라도 신체 변화에 맞춰 집 안 요소들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익숙한 공간에서 안전하게 머무는 방법,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글. 방승연 수석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편집. 정윤영 연구위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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