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이 있어도
노후가 불안한 이유?
2026.05.22
금요일 오후 5시 30분, 라운지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한 어르신께서 급하게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70세 배우자와 함께 거주 중이신 73세 김하나 손님이셨습니다.
“오늘 꼭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아서요… 아이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상담 내내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연금도 있고 자산도 충분해 보이는데, 어르신은 왜 그토록 불안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자산이 멈춰 있는 ‘돈’으로만 남아 있었고, ‘평생 현금흐름’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김하나 손님처럼 자산은 있지만 당장의 현금흐름 단절 앞에서 은퇴 후 인생 고민을 하시는 분들을 위한 은퇴 설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흐름’이 끊어진 구조
김하나 손님 부부께서는 국민연금으로 매월 150만 원을 수령하고 계셨고, 노인 일자리 등을 통해 월 100만원 수준의 추가 소득도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이 소득은 2년 계약으로, 당장 3개월 뒤인 2026년 6월에 종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사실상 국민연금 150만 원만으로 생활하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자산은 충분한 편이었습니다. 보증금 4억 원의 전세에 거주 중이셨고, 현금자산도 약 4억 원을 보유하고 계셨습니다. 또한 IRP 계좌에는 퇴직금과 개인 납입금이 더해져 약 2천만 원이 적립되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는 듯 보였지만, 고객님의 표정에는 깊은 불안이 담겨 있었습니다. 4개월 후 전세 만기를 앞두고, “이 자산으로 매달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거 안정이라는 해답
전세 연장과 새로운 거주지 사이에서 고민하시던 김하나 손님은 최근 ‘농지연금’이라는 제도를 접하셨습니다. 농지를 구입해 소일거리 삼아 농사를 지으며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셨던 것입니다.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지연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농지를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최소 2년 이상의 농지 보유 기간과 5년 이상의 영농 경력이 필요합니다. 농지도, 영농 경험도 없으신 김하나 손님께서는
농지를 새로 매입하시더라도 최소 5년 이후에야 연금 수령이 가능합니다. 현재처럼 당장의 현금흐름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는 적합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상담의 방향은 자연스럽게 ‘주거 안정’과 ‘평생 현금흐름’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불안정한 전세를 유지하기보다는, 전세 만기에 맞춰 주택을 구입하고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해 드렸습니다. 부부가 생활하시기에
충분한 6억 원대의 소형 주택을 매입하시고, 남은 약 2억 원의 현금은 별도로 보유하여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및 예비자금으로 활용하실 수 있도록 설계해 드렸습니다.
‘평생 월급’이 되는 순간
6억 원 수준의 주택을 보유하신 경우, 주택연금을 통해 매월 약 200만 원 수준의 연금을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 국민연금 150만 원을 더하면 총 350만 원 이상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확보됩니다.
이전보다 훨씬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한 구조가 완성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습니다. 집이 더 이상 묶여 있는 자산이 아닌, 매달 소득을 만들어주는 ‘평생 월급’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김하나 손님의 고민은 결코 특별한 사례가 아닙니다. 많은 시니어분들께서 같은 질문을 하고 계십니다.
“이 돈으로, 끝까지 살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자산의 크기가 아니라, 끊기지 않는 현금흐름에 있습니다. 은퇴 설계는 ‘얼마를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과정입니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나의 자산이 은퇴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평생 소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지금 한 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글. 나영 팀장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 을지로 라운지
국제공인재무설계/ 자산관리사/ 은퇴설계전문가/ 생애설계전문가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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