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은 은퇴 후의
인생이 준비되어 있을까?
2026.01.28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공감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서울에 자가를 마련하고,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이어가며 조직 안에서는
‘성공한 중년’의 상징처럼 보였던 김부장.
그러나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들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가 쌓아온 것은 현재의 지위였을 뿐, 은퇴 이후의 삶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부장님’이라는 호칭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오직
이름뿐. ‘나는 누구였을까, 그리고 앞으로 무엇으로 살아가야 할까’라는 자신을 향한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오늘은 김부장처럼 은퇴 후 인생 고민을 하시는 분들을 위한 은퇴 설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끝나지 않는다
은퇴설계라고 하면 대부분 노후 생활비부터 생각합니다. 국민연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퇴직금은 충분한지, 개인연금은 준비되어 있는지 말이죠. 물론 중요한 고민의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은퇴 이후의 삶을 오직 현금
흐름의 문제로만 바라본다면, 김부장이 느꼈던 혼란과 공허함은 설명되지 않습니다.
은퇴는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역할이 사라지고 인간관계가 바뀌며 하루의 리듬이 완전히 달라지는 전환점입니다.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유지되던 관계와 자존감은 은퇴와 동시에 공백이 됩니다. 이 공백을
채우지 못한 은퇴는 경제적으로 준비되어 있어도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직업과 라이프 설계
김부장이 가장 힘들어했을 감정은 돈의 문제보다는, 쓸모 있는 존재로서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공허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은퇴설계에는 ‘은퇴 후의 직업’ 혹은 ‘역할’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는 반드시 많은 소득을 창출하는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강의, 자문, 봉사, 창작 활동처럼 자신의 경험을 사회와 다시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라이프 설계 또한 중요합니다. 은퇴 이후의 주거, 인간관계의 변화, 하루의 생활 패턴, 취미와 사회 활동까지 함께 설계되지 않는다면, 은퇴는 자유가 아니라 공허함을 줄 수 있습니다.
자산 이전에 대한 고민
은퇴 이후 삶의 가장 큰 변수는 건강입니다. 젊을 때는 소득이 건강을 보완해 주지만, 은퇴 이후에는 건강이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의료비, 간병 가능성, 보험의 보장 구조는 은퇴 이전에 점검되어야 합니다. 은퇴 이후에는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마지막에 떠올리는 것이 자산의 이전, 즉 상속과 증여 입니다. 그러나 이는 ‘나중의 문제’가 아니라 은퇴설계의 일부입니다. 계획 없는 자산 이전은 자산이 아니라 갈등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포스터 ⓒJTBC 제공
드라마 속 김부장은 늦게나마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인생 2막을 다시 설계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출발이 늦어질수록 선택지는 줄어들죠. 은퇴 설계는 은퇴 직전에 시작하는 준비가 아니라, 현재의 삶에서 미래의 삶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설계입니다. 돈, 일, 건강, 관계, 그리고 자산의 이전까지 이 모든 것이 함께 그려질 때, 은퇴는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어쩌면 단순합니다. 지금의 삶은, 은퇴 이후의 삶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을까요?
글. 나영 팀장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 을지로 라운지
국제공인재무설계/ 자산관리사/ 은퇴설계전문가/ 생애설계전문가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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