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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케어 헬스케어

통증은 병이 아니라
신호입니다

2026.05.21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뵙다 보면,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통증을 묵묵히 견디는 것을 일종의 미덕처럼 여기시거나,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픈 것이 당연한 순리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에 가면 큰 병이라도 발견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 혹은 치료가 번거로울까 봐 통증을 애써 외면하며 지내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노년기에 나타나는 통증은 무조건 참고 넘어가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분명하게 알려주는 가장 빠르고 중요한 신호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이 신호를 알아채고 원인을 찾으면, 큰 기능 저하 없이 편안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통증의 악순환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노년기의 통증은 단순한 노화의 결과로만 치부할 수 없습니다. 근력 감소, 관절 변화, 자세 문제, 생활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납니다. 여기에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회복력 저하까지 더해지면, 작은 이상도 쉽게 통증으로 이어집니다. 통증은 문제가 생겼음을 전달하는 일종의 언어이기에, 이를 무작정 억누르는 것은 몸이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를 듣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

무엇보다 통증이 저절로 사라지기를 기다리며 참는 동안, 우리 몸은 아픈 쪽을 덜 쓰기 위해 다른 부위에 부담을 주는 보상 작용을 시작합니다. 한쪽 무릎이 아파 다른 쪽 다리나 허리에 힘을 주며 걷다가 새로운 통증이 생기는 식입니다. 이는 결국 또 다른 통증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만들고, 처음의 작은 불편함이 더 큰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통증의 양상과 변화,
적극적인 관찰이 필요할 때

노년기의 통증을 대할 때 중요한 기준은 단순한 통증의 ‘강도’만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되었던 통증이 점점 잦아지는지, 특정 동작에서 반복되는지 등 ‘양상과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통증의 강도가 크지 않더라도 쉬어도 낫지 않거나 수면을 방해할 정도라면, 이는 더 이상 단순한 피로로 넘길 수 없는 상태입니다.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

통증을 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무작정 참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입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고 무엇을 할 때 완화되는지 스스로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통증이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아직 회복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이기도 합니다. 노년기의 건강은 통증을 완벽하게 없애는 것보다, 그 원인을 조절하여 일상을 무리 없이 유지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통증은 병 그 자체가 아니라, 병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를 멈추게 하는 고마운 안내자입니다. 참아온 통증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고 더 큰 목소리로 다시 찾아올 뿐입니다. 이제는 통증을 적으로 여기며 참는 대신, 그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적절히 관리하여 건강한 일상을 지켜나가야 할 때입니다.

글. 김태균 원장

티케이 정형외과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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