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케어 주거·요양

[치매케어 A to Z]
치매케어 금융,
왜 필요할까요?

2025.11.05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치매 환자가 내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생을 함께해 온 가족을 잊는 것은 물론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으로 불리는 치매. 치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보다 치매로 인한 경제적 부담에 대비하고 금융사기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치매케어 금융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치매케어 금융이란?

치매케어 금융이란 치매에 걸리기 전 예방 단계에서부터 치매 발병 후 중증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건강, 일상생활, 금융거래, 자산관리 등과 관련해 치매 환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치매에 걸렸을 때 필요한 병원비‧간병비 등을 보장해 주는 금융상품, 치매 발병 이후에도 금융거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거나 잘못된 계약이나 금융사기 등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해 주는 서비스가 이에 해당합니다.

치매케어 금융, 왜 필요할까요?
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빠른 고령화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속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2045년에는 일본의 고령화 수준을 넘어서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국가가 되고, 2050년에는 전체 인구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연령대별 인구추이

한국 연령대별 인구추이

자료: 통계청

②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 돌입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성 질환인 치매 환자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 중 9%인 100만명 정도가 치매 환자로 추정되고 있으며, 경도인지장애 진단자까지 포함할 경우 그 비중은 37%로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65세 이상 치매환자수 및 비중

65세 이상 치매환자수 및 비중

자료: 보건복지부(2024), 중앙치매센터(2024)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진단자수 및 비중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진단자수 및 비중

자료: 보건복지부(2024), 중앙치매센터(2024)

③ 치매 환자 대상 금융사기 피해 확대

이처럼 치매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먼저 치매 환자 대상의 재산범죄 피해, 지인에 의한 금융 착취나 불법 사금융,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간병인이나 가사도우미, 이웃 등 주변 인물이 치매 환자의 재산을 가로채거나 혼인·입적 등을 통해 증여나 상속을 받는 피해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④ 환자 가족의 경제적‧정신적 부담 급증

치매 환자 가족의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치매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매 환자 가족의 46% 정도가 경제적 이유 등으로 돌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을 스스로 수행하기 어렵고 호전 없는 병세에 장기적인 돌봄의 책임을 떠안은 환자 가족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의 정서적 소진과 경제적 압박은 가족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심한 경우 가족 해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 치매 환자를 돌보던 가족이 생활고와 간병에 지쳐 극단적 선택이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⑤ 자산 동결로 자금 사용 어려움

인지능력이 저하된 치매 환자의 자산이 동결되면서 환자의 자금 사용에 제약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개인이 치매 판정을 받을 경우 법원의 지정 없이는 본인을 포함한 누구도 해당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사전 대비 없이 치매에 걸릴 경우 본인 명의의 자산이 동결되거나 예금 인출이 제한되는 등 금융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이로 인해 가족들이 생활비·의료비·요양비 등 필수 자금 지출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저출산고령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고령 치매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즉 치매머니 규모는 GDP의 약 7%에 해당하는 17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내 치매머니 규모

국내 치매머니 규모

자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2025)

⑥ 사회적으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No

국민 대다수가 노후 가장 걱정되는 문제로 치매를 언급하는 등 치매에 대한 상당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해지기 전인 치매 초기 단계부터 중증 간병시설 입소 단계까지 치매의 전 과정에 걸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국민이 치매에 대한 걱정과 함께 관리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준비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치매 환자를 위해 국가가 제공해 줄 수 있는 지원에는 한계가 있으며, 치매케어 금융을 통한 개인 단위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치매가 내게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발병 이후에도 나와 가족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만약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치매 관련 국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고, 개인적으로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주윤신 연구위원

하나금융연구소 자산관리지원팀

편집. 박지홍 연구위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