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부모님이
작성한 유언장,
법적 효력이 있을까?
2026.07.21
“이 집은 부모님이 이미 장남인 내게 집을 물려주겠다고 유언장을 써두셨으니 끝난 일이다.” 명절이나 가족 모임에서 흔히 들리는 말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 이미 치매를 앓고 계셨다면, 그 유언장은 사후에 거대한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유언이 무효는 아니다!
유언능력의 판단 기준
민법상 유언이 유효하려면 작성자에게 ‘유언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자신이 하는 유언의 의미와 그로 인해 생길 법적 결과를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말합니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유언장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작성 당시’의 상태입니다.
- 치매는 진행 정도가 다양하며, 증상이 호전되는 시기도 존재합니다.
- 따라서 경증 치매 환자가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서 작성한 유언은 유효할 수 있습니다.
- 반대로 중증 치매로 사물 분별이 어려운 상태였다면 무효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작성 당시의 진료기록, 인지기능검사(MMSE 등), 동영상 녹화, 증인의 진술 등이 유언능력 입증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이용하고 있다면?
치매 등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해 법원으로부터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을 받고 있는 상태라면 법적 절차가 더 까다로워집니다.
성년후견 개시 후 유언 방법: 민법 제1063조에 따라, 성년후견인이 지정된 후 유언을 하려면 정신능력이 회복된 때에 해야 하며, 반드시 의사가 심신상실의 상태가 아니었음을 유언장에 작성하고 서명날인을 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빠뜨리면 유언장의 내용이 아무리 합리적이어도 무조건 무효가 됩니다.
유언의 ‘엄격한 요식성’
의학적으로 유언능력이 인정되더라도,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요식성(정해진 형식을 갖추어야 하는 성질)입니다. 우리 민법은 법이 정한 5가지 방식(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요건을 단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유언을 무효로 봅니다.
사후 분쟁을 막는 안전장치는?
치매 초기 단계의 부모님이 유언을 남기고자 하신다면, 훗날 상속인들의 무효 소송 제기를 방어할 확실한 수단이 필요합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유언을 작성하는 당일에 병원에서 전문의의 소견서나 진단서를 받아두고, 공증인과 증인 2명이 참석하여 법적 형식을 완벽하게 갖춘 ‘공정증서(유언공증)’ 방식을 택하는 것입니다.
글. 김소연 변호사
하나더넥스트 리빙트러스트컨설팅부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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