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완성되는
하루 여행
2026.04.24
5월은 철쭉과 장미, 튤립이 이어지며 꽃이 가장 풍성하게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꽃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 시간은 일상의 속도를 낮추고 마음을 환기시켜 주는데요. 자연과 향기, 계절의 색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꽃길 속으로 떠나 봅니다.
합천 황매산 철쭉제
황매산의 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창섭
경남 합천과 산청에 걸쳐 있는 황매산은 5월이 되면 능선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드는 곳입니다. 해발 800~900m 지대의 평원에 철쭉이 만개하면 마치 하늘과 맞닿은 듯한 진분홍빛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1980년대
정부 정책으로 이 일대에 대규모 목장이 들어섰습니다. 이후 낙농업이 쇠퇴하면서 목장 자리에 철쭉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수십 년에 걸쳐 지금의 풍경이 만들어졌지요.
철쭉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려면 해발 850m 주차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제1, 2군락지 사이 포토 전망 데크를 추천합니다. 특히 일출 무렵의 이곳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철쭉 촬영
명소로 꼽힙니다. 제3군락지에
조성된 ‘철쭉나눔길(무장애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교통약자와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숲 해설사가 동행하는 ‘도슨트 투어’는 무료로 운영되며 전동카트로 군락지를 누비는
‘나눔카트투어’(유료)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올해로 30회를 맞이하는 황매산 철쭉제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됩니다. 군락지별 개화 시기는 3~5일 정도 차이가 있으니 방문 전 황매산군립공원 공식
홈페이지(www.hc.go.kr/hwangmaesan.web)에서 개화 현황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곡성 세계장미축제
곡성 세계장미축제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5월이 되면 전남 곡성은 온통 장미 향기로 가득 찹니다.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열리는 곡성 세계장미축제는 유럽 각지에서 들여온 1,004종의 장미가 75,000㎡의 정원을 가득 채우는 축제입니다.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5월의 대표 여행지이지요.
곡성 세계장미축제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1004 로즈 로드’를 따라 걷다 보면 나라별 테마 정원이 차례로 펼쳐지고 꽃길 곳곳에서 버스킹 공연과 다양한 이벤트가 함께 열려 반나절이 훌쩍 지나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꽃구경을 즐기고
난 뒤 폐선된 전라선 구간을 달리는 증기기관차에 올라 섬진강변을 천천히 바라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기차마을 내 매표소에서 탑승권을 구입하거나 홈페이지(www.railtrip.co.kr)에서 미리
예약할 수 있으며 왕복 기준 약 1시간 15분이 소요됩니다. 해가 기울면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서 장미정원은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바뀌는데 그 시간을 놓치기 아쉬워 저녁까지 자리를
지키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밤 10시까지 운영됩니다. 곡성역(전라선 KTX)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기차마을 후문에 닿습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축제는 5월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 열립니다.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세계 5대 튤립 축제’로 꼽히는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는 봄마다 마검포 해안 일대를 수백만 송이 튤립 빛으로 물들입니다. 색색의 꽃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지는데요. 올해는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모티브로 한 유럽식 조경, 역대 최대 규모의 초대형 조형물까지 더해져 풍성한 볼거리를 전합니다.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이곳만의 결정적인 매력은 꽃밭 너머로 펼쳐지는 서해 바다입니다. 튤립 사이를 걷다 문득 고개를 들면 보이는 바다 풍경은 다른 꽃 축제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장면이지요. 산책로가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어 오랜 시간 걸어도 무리가 없고 수선화, 히아신스 등 봄꽃도 함께 어우러져 볼거리도 풍성합니다. 꽃구경을 마치면 주변 마검포항에서 제철 주꾸미와 태안 특유의 게국지로 출출한 배를 채워 보는 것도 좋습니다. 박람회는 4월 1일부터 5월 6일까지 운영됩니다.
중랑 서울장미축제
중랑 서울장미축제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한건우
먼 길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서울 중랑천으로 향해 보세요. 2005년 중랑천 둔치를 공원화하면서 심기 시작한 장미들이 수십 년을 자라 5.45km의 국내 최장 장미터널을 만들어
냈는데요. 지금은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서울 시민들의 5월 행사, 중랑 서울장미축제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각국에서 들여온 200여 종의 장미가 색과 향을 달리하며 길게 이어집니다. 걷다 보면 서울 한복판이라는 사실도 잠시 잊게 되는데요. 장미 여신상과 조각 작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지지요. 해가 지면 조명이 켜지며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버스킹 공연과 플리마켓, 먹거리 부스까지 더해져 꽃길 위의 저녁이 한층 풍성해지지요. 지하철
6·7호선 태릉입구역에서 400m
거리이며 축제 일정은 중랑구청 공식 홈페이지(www.jungna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랑 서울장미축제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한건우
5월의 꽃은 화려하지만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능선을 뒤덮은 철쭉도, 기차마을을 가득 채운 장미도, 서해 바람 속에 흔들리는 튤립도 지금 이 순간에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지요. 짧게 피고 지는 꽃인 만큼 올봄은 아쉬움 없이 꽃길 위에서 실컷 누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역광보다는 꽃에 빛이 자연스럽게 비치는 방향에서 찍으면 꽃의 색이 더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의 은은한 햇살은 특히 꽃 사진에 잘 어울립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접사 기능을 활용해 꽃송이 하나에 집중하면, 꽃잎의 결과 색감이 고스란히 담깁니다. 화면을 꽃으로 가득 채울수록 더욱 풍성한 느낌의 사진이 완성됩니다.
꽃이 잘 보이도록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면 주인공이 더욱 돋보입니다. 스마트폰의 ‘인물 사진 모드’나 ‘아웃포커스 기능’을 활용하면 쉽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눈높이 외에도 꽃밭에 낮게 앉아 하늘을 배경으로 올려다보듯 찍거나,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도 색다른 매력을 줍니다. 같은 꽃이라도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editor. 이미란(프리랜서 기자)
photo. 포토코리아, 게티이미지뱅크
※ 본 콘텐츠는 한경매거진앤북에서 제공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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