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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노후 인터뷰

삶을 인터뷰하다
김부규 작가

2026.04.16

31년간 공무원으로 살아온 사람이 정년퇴직 10년 전부터 조용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주말마다 도서관과 서점을 찾아 은퇴 후의 삶을 공부했고, 마침내 퇴직 후 새 인생을 개척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발로 뛰며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67명의 인터뷰를 완료하고 두 권의 책을 출간한 김부규 작가는 말합니다. 인생 2막이란 결국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31년 공직, 정년퇴직, 새내기 은퇴자.’ 누군가에게는 마침표처럼 보일 자리에서 김부규 작가는 쉼표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의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울림을 주는 이유는 거창한 스펙이나 특별한 조건이 아닙니다. 오늘의 나를 솔직하게 마주보며, 내일의 나를 스스로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삶을 인터뷰하는 사람이, 결국 자신의 삶을 가장 진지하게 인터뷰하고 있었습니다.

Q. 독자분들께 자신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김부규 작가

A. 경기도 부천시에서 31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2025년 12월 말에 정년퇴직했습니다. 스스로를 ‘새내기 은퇴자’라고 부릅니다. 현재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퇴직 후 새 인생을 개척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인터뷰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67명의 인터뷰를 완료했습니다. 목표는 100명입니다. 두 권의 책도 출간했고, 인생 2막 유튜브 활동도 준비 중입니다. 또한 작년에 한국어교원 자격 이수를 마쳤고, 올해 8월 자격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섭외와 시험 준비에 바쁜 요즘입니다.

Q.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부규 작가가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있다

A. 정년퇴직 10년 전인 2016년부터 단순히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고 싶어서 주말마다 도서관과 대형서점을 찾아다니며 노후 설계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300 프로젝트>라는 자기계발서를 읽게 되었습니다. 독서 100권, 인터뷰 100명, 칼럼 100개 작성을 통해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는 방법을 담은 책인데, 읽다 보니 영감이 번쩍 떠올랐습니다. 당시만 해도 인생 2막에 관한 생생한 경험담이 담긴 책이 거의 없었거든요. 제가 직접 퇴직자들을 인터뷰해서 그 정보를 예비 퇴직자들에게 전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다양한 인생 2막 사례를 취재하시면서 발견한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부규 작가

A.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더군요. 은퇴 전부터 인맥을 꾸준히 쌓아 온 분들은 퇴직 후 그 인맥을 통해 비교적 순조롭게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인맥이 없는 분들은 창업 교육이나 짧은 기간의 현장 경험을 거쳐 창업의 길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맥과 자격증을 함께 갖춘 분들이 가장 체계적인 노후 설계를 하신 분들이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도 있었습니다. 귀가 솔깃한 자격증 이야기에 돈과 시간을 투자했다가 막상 취득하고 나면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자격증을 열 개 취득해도 실제로 활용하는 것은 한두 개에 불과합니다. 몸이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 오래,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Q. 인터뷰를 통해 만난 분들 중 특히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신 분의 사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직에 계실 때부터 인간관계를 꾸준히 쌓아 오신 덕분에 퇴직하자마자 신도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자리를 잡으셨습니다. 이미 주택관리사보 자격증도 갖추고 계셨으니 가능한 일이었죠. 재직 중에도 전기기사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셔서 현재는 광명시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 전기팀장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인맥과 자격증이 결합해 시너지를 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 스타리아 승합차를 구입해 개인 화물 운송업에 뛰어든 분도 기억납니다. 자격증 네 개를 땄지만 모두 신통치 않아서 화물 운송 종사자 자격증을 취득하고 새 출발을 하셨습니다. 초기 투자금이 적지 않지만, 사업을 접을 때 번호판 가격은 그대로 회수할 수 있고 차량도 중고차 가격으로 회수할 수 있어 실패 부담이 비교적 적습니다. 월 20일 내외 자유롭게 일하면서 적당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자들에게 인기 있는 직종입니다.

Q. 작가님께서 정의하시는 ‘인생 2막’이란 무엇인가요?
김부규 작가

A. 저에게 인생 2막이란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지 알아 가는 과정, 즉 나의 가치와 강점을 발견해 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일은 나이와 상관없이 빨리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저는 책 읽기를 권합니다. 최소한 퇴직 5년 전부터는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 읽기가 싫다면 관련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셔도 됩니다.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인생의 전환점에서 나를 새롭게 조명해 보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인생 2막의 출발점이 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요.
책에 글을 적는 모습

A. 인터뷰 100명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고, 어느 정도 이야기가 모이면 제3권, 제4권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독자분들께는 ‘300 프로젝트’, 즉 책 100권 독서, 인터뷰 100명, 칼럼 100개 작성에 한번 도전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저는 이 도전을 통해 두 권의 책을 낼 수 있었고, 그 책이 제 명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획과 목표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소홀히 하시면 안 됩니다. 하루 여섯 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은 수명이 단축된다고 합니다. 걷기 운동이라도 꾸준히 하면서 기본 체력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한 문장을 남겨 주신다면요.
김부규 작가

A. 철학자 디즈레일리의 말을 빌리겠습니다. ‘삶은 시시하게 살기엔 너무 짧다.’ ‘무병장수’가 아닌 ‘유병장수’도 괜찮습니다. 약을 먹더라도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건강함을 유지하면서, 남은 삶을 즐겁고 값지게 사셨으면 합니다. 짧은 인생, 시시하게 살기엔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editor. 정애영(프리랜서 기자)

photo. 홍하얀(프리랜서 촬영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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